"부족한 저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였어요. 입시 때도 많은 도움이 됐고요."
올해 성균관대 사회과학계열에 입학한 김신혜(19) 양은 경명여고 2학년 때 책쓰기 동아리 '꿈반이' 2기로 활동하면서 친구들과 '꾸물꾸물-11마리 애벌레의 추억 이야기'를 펴냈다. 책을 쓰느라 많은 시간을 내야 했지만 김 양은 고교 시절 받은 가장 큰 선물로 이 책을 꼽았다.
책을 만드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공동 작업이라는 점에서 제약이 많았어요. 저 혼자만의 책이 아니어서 작품 전체의 조화를 생각해야 했거든요. 더구나 노련한 아나운서의 방송국 생활을 쓰려고 하는데 배경 지식과 경험이 턱없이 부족했죠."
대입 준비를 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었다. 책쓰기에 여념이 없는 김 양과 동아리 동료들을 한심하게 쳐다보는 시선도 있었다. 한창 공부해야 할 때 수능 시험과 동떨어진 일을 벌이고 있다는 핀잔이었다. "그래도 우리 결심은 굳었어요. 어떤 책에서도 배울 수 없을뿐더러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이라고 믿었거든요. 멋진 모습의 책이 나왔을 때는 너무 기뻐 말문이 막힐 지경이었죠."
고교 시절 김 양의 꿈은 아나운서가 되는 것. 책을 쓰면서 꿈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해왔고 얼마나 더 노력해야 하는지 등 떠오르는 의문들에 대한 답을 조금씩 찾아나갔다. 방송국을 찾아다니고 아나운서를 만나보는 등 이야기를 완성하기 위해 했던 노력들은 소중한 자산이 됐다. 막연했던 꿈은 더욱 구체화됐고 김 양은 아나운서가 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지금도 한 발 한 발 내딛고 있다.
책쓰기 활동은 대학 입시 준비에도 큰 도움이 됐다. 수시 모집 입학사정관 전형에 응시하면서 확고한 꿈과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데 안성맞춤이었던 것이다. "글을 쓰기 위해 했던 일들을 진로를 구체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소개할 수 있었어요. 책 속에 제 얘기를 충분히 담아본 터라 자기소개서를 쓰는 데도 큰 어려움이 없었어요.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토론을 했던 경험이 있어 면접 때도 조리 있게 답변을 할 수 있었습니다."
김 양이 쓴 책은 자신감을 잃을 때마다 스스로를 지탱하는 버팀목이다. "꿈을 이룰 수 있을지 불안감이 들 때면 책장에 꽂혀 있는 책을 보면서 그 속에 담긴 제 열정과 노력을 되새겨보죠. 책쓰기 활동은 제게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어요."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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