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수부 폐지 반대' 黨靑간 냉기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여부를 둘러싸고 정치권에서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여야가 청와대를 상대로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

여야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검찰관계법 소위원회가 중수부 폐지를 위한 입법에 나서기로 합의한 데 대해 검찰이 강력 반발하고 청와대가 검찰의 손을 들어주자 공동대응에 나섰다. 여야는 검찰의 반발에 대해 입법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규정하고 여야 간 합의사항을 예정대로 추진할 뜻을 시사했다.

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은 6일 김준규 검찰총장의 성명발표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검찰이 중수부 폐지에 대해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 문제는 '국익'과 국민의 '사법편익'이라는 큰 틀에서 논의'결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국회 사개특위에 참여하고 있는 한나라당 의원들 사이에선 검찰은 물론 검찰을 두둔하고 나선 청와대에 대해서도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특위까지 구성해 1년여를 논의한 결과에 대해 행정부가 이러쿵저러쿵 토를 다는 것이 마땅치 않다는 반응이다.

당내 소장파 의원들도 검찰과 청와대가 적절치 않은 행보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태까지 검찰개혁에 대한 자구책 또는 개선방안을 전혀 내놓지 않다가 국회가 내놓은 안에 딴죽만 거는 모양새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의 반응은 더욱 매서웠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6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정치권이 저축은행 수사와 관련해서 중수부를 폐지하려고 한다는 식의 잘못된 태도와 반응을 보인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고 했다. 아울러 검찰 일각에서 조직적 반발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김 원내대표는 "검찰개혁안이 마음에 안 든다고 진행 중인 수사를 임의로 중단하고 직무유기성 태업을 한다거나 하는 자체가 정치권을 협박하고 국민을 모욕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사개특위에서 합의한 내용대로 6월 국회에서 검찰제도 개혁을 차질 없이 밀고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자유선진당 등 여타 야당들 역시 검찰과 청와대의 의견 개진이 너무 빨랐다며 입법부에서 논의가 진행 중인 만큼 최종 결정을 기다리는 것이 순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는 검찰의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정치권에선 중수부 폐지를 둘러싼 청와대와 한나라당 간 힘겨루기를 계기로 이명박 정부의 집권 후반기 당'청 관계가 새롭게 정립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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