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월당 교통지옥 뻔한데… 손놓은 대구시

현대百 8월 개점 교통개선안 미루고 "두고보자" 팔짱만

7일 오후 현대백화점 대구점 신축공사장(왼쪽) 앞 달구벌대로가 교통혼잡을 보이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msnet.co.kr
7일 오후 현대백화점 대구점 신축공사장(왼쪽) 앞 달구벌대로가 교통혼잡을 보이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msnet.co.kr

오는 8월 대구시 중구 반월당에 자리한 현대백화점이 개점하면 반월당 일대에 심각한 교통 혼잡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구시는 교통 소통 대책 마련에 뒷짐을 지고 있다.

시는 올해 초 반월당 일대 교통 개선을 위해 연구용역 결과를 받아 통행방식 변경 등 개선안이 제시됐지만 시는 향후 교통상황을 봐가며 결정하겠다고 밝혀, '뒷북행정'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교통지옥 뻔한데…"

7일 오후 반월당 현대백화점 앞 달구벌대로 가장자리 차선은 백화점 진입로 공사때문에 약전골목에서 빠져나가는 차량과 길가에 대기 중인 택시가 뒤엉켜 운전자들이 신경질적으로 경적을 울려댔다.

퇴근 시간대를 앞둔 오후 5시가 넘자 반월당네거리~계산오거리 구간은 차량들이 꼬리를 물기 시작했다. 동아쇼핑 동편 도로를 이용해 달구벌대로로 진입하려는 차량들은 택시 승강장에 정차한 택시와 직진차량을 피해 곡예를 하다시피해 4차로로 들어섰다. 일부 차량들은 계산오거리에서 유턴을 하기 위해 5개 차로를 급하게 가로지르기도 했다.

직장인 최준영(37'수성구 중동) 씨는"수성구로 가려면 급하게 차로를 변경해야하는데 사고 위험이 커 늘 신경이 곤두선다"며 "현대백화점까지 문을 열면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고 걱정했다.

주변 상인과 행인들도"앞으로 두 달 뒤면 이 일대가 교통지옥이 될 게 뻔한데도 대구시는 교통 소통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대구시는 팔짱만

대구시는 올해 초 (사)대한교통학회에 의뢰해'현대백화점 대구점 신축에 따른 교통개선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시는 지난 2월 건축위원회를 열고 지하주차장 연결안을 제외한 개선대책을 모두 부결시켰다. 백화점 동서편 진출입로와 동아쇼핑 동쪽도로의 통행체계를 바꾸는 방안은 주민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 수렴을 하고 경찰청과 협의를 거쳐 결론내겠다며 결정을 미뤘다.

교통학회는 백화점 진입 차로와 달구벌대로를 분리하는 버스정차대 설치, 택시승강장 폐쇄, 진출 완화차로 확대, 반월당네거리와 계산오거리에서 남문시장 방면 좌회전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면도로 통행체계 변경도 제안됐다. 현재 달구벌대로 방향으로 일방통행하도록 돼 있는 현대백화점 동편 길의 통행 방향을 약전골목 방향으로 변경하고 약령시 방향 일방통행로인 서편길을 양방향 통행으로 변경하는 방식이다. 또 동아쇼핑과 삼성금융플라자 사잇길도 양방향 통행에서 달구벌대로 방면 일방통행으로 바꾸고 계산오거리와 반월당네거리에서 남문시장 방향으로 좌회전을 허용해 유턴 차로가 밀리는 현상도 줄여야 한다고 교통학회는 주장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칠라

대구시는 백화점 개점후 실제 교통 흐름의 움직임을 보기 전에 교통 체계를 뜯어고치기 힘들다고 항변하고 있다.

대중교통전용지구 약전골목에서 반월당네거리 구간을 풀어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도 대중교통전용지구 소통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고, 민원 가능성이 커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면도로는 약령시 종합발전계획에 맞춰 소통 계획을 세워야한다"며 "대중교통 이용을 독려하고 향후 교통 흐름을 보며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영우 약령시보존위원회 위원장은 "현대백화점이 개점하면 약령시 일대가 '도심 속의 섬'이 될 수 있는데도 시는 대책이 없다"며 "교통 소통에 대한 연구 용역을 수차례 해놓고도 개점 이후 상황을 보겠다는 건 무책임의 극치"라고 말했다.

김갑수 영남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약전골목뿐만 아니라 종로, 중앙로, 남성로 등 이면골목 전반에 대해 체계적인 연구를 하고 발빠르게 대책을 수립해야한다. 해보고 대책을 세우겠다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꼬집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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