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중국은 100년 만에 찾아온 가뭄의 대재앙을 겪고 있다.
중국 남부의 창장(長江) 일대에 가뭄이 본격화하면서 중하류 지역인 후베이(湖北), 후난(湖南), 장시(江西), 저장(浙江), 장쑤(江蘇), 안후이(安徽)성 등이 식수와 농'공업 용수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 지역의 3천483만 명의 주민들이 가뭄 피해에 고통 받고 있으며 농작물 피해 면적도 370만5천㏊에 이른다.
중국 남부의 가뭄 확산은 동북지역의 쌀값 상승을 불러오고 있다. 중국 남부지역이 동북지역으로부터 쌀을 들여오면서 동북지역 쌀값이 보름 전 1㎏에 4위안(약 720원) 하던 것이 4.4위안(약 790원)으로 올랐다. 지린성(吉林省)의 한 쌀 공급업체 관계자는 "남부지역의 가뭄이 계속된다면 쌀 출고 가격이 10% 정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루에 600~700t 정도의 쌀 주문량도 최근에는 800t 정도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매일 100여t의 주문량이 가뭄 피해 지역인 남부의 미곡상으로부터 들어온다는 것이다.
이번 가뭄은 중국 후난성에 있는 동정호(洞庭湖)에도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동정호는 우뚝 솟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고기잡이배가 점점이 떠있으며 푸릇푸릇한 갈댓잎 사이로 비치는 물은 하늘과 같은 색일 정도로 풍광이 빼어나다.
이백'두보'백거이 등 중국의 내로라하는 시인은 악양루에 올라 동정호를 바라보며 뛰어난 시를 많이 읊었다. 특히 두보가 전쟁의 환란 속에서 자신의 심경을 읊은 등악양루(登岳陽樓)는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고 있다. '석문동정수(昔聞洞庭水) 금상악양루(今上岳陽樓) 오초동남탁(吳楚東南) 건곤일야부(乾坤日夜浮) 친붕무일자(親朋無一字) 노거유고주(老去有孤舟) 융마관산북(戎馬關山北) 빙헌체사류(憑軒涕泗流)-지난날 동정호에 대해 들었는데 이제야 악양루에 오르는구나. 오나라와 초나라가 동남쪽으로 갈라졌고, 하늘과 땅이 밤낮으로 떠 있다. 가까운 친구의 편지도 없으니, 늙어감에 외로운 배뿐이로다. 싸움터의 말이 전쟁 중 관산 북쪽에 있으니 난간에 의지해 눈물을 흘리노라.'
이런 중국 제일의 호수인 동정호가 가뭄으로 수면이 감소하고 호수바닥이 급격히 풀밭이 되고 있다. 동정호의 홍수기 때 수면 면적은 최대 3천900㎢에 달하지만 최근에는 577㎢로 평년의 60%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 이르렀다. 호수의 절대 면적이 감소하고 수초가 자라지 못하자 호수 내 물고기도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동정호를 삶의 터전으로 고기잡이하면서 생계를 꾸려가던 어민들은 최근 들어 속속 어망을 내려놓고 인근 도시로 따꿍(打工'아르바이트)을 나가고 있다.
절경을 자랑하던 동정호가 자연의 대재앙 앞에 신음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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