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을 하면서 힘든 고비를 넘길 때마다 가족끼리 힘을 북돋워주기 때문에 가족 간 사랑이 새록새록 쌓입니다."
구미 도량동 서형석(54) 씨 가족은 마라톤 풀코스 완주에 도전장을 던졌다.
서 씨 가족은 지난해 11월 서울 중앙마라톤대회에서 부인 박옥기(50) 씨와 첫째 세훈(24)'둘째 지훈(23) 씨 등 4명이 풀코스에 도전했고, 막내 태훈(16)군은 10㎞에 참가했다.
이 대회에서 서 씨와 세훈 씨가 풀코스, 태훈 군이 10㎞를 완주했지만, 부인 박 씨와 지훈 씨가 무릎 부상으로 중도에 포기해 가족 풀코스 도전은 아쉽게 실패로 돌아갔다.
서 씨는 지난 1999년 구미지역에 마라톤 마니아들과 함께 구미마라톤클럽을 창단하면서 마라톤에 입문했다. 그동안 그는 풀코스 14회와 101㎞ 울트라마라톤 1회를 완주했다. 그의 풀코스 최고 기록은 2008년 서울 동아마라톤대회에서 세운 3시간43분16초이다.
구미지역에서 주부 마라토너로 알려진 박 씨도 남편을 따라 2000년부터 마라톤을 시작했다. 그녀도 풀코스를 3회나 완주할 정도로 마라톤 마니아가 됐다.
아버지의 모습을 지켜보던 세 아들도 마라톤에 출전하기 시작했다. 세훈 씨는 마라톤 대회 첫 출전을 풀코스로 시작했다. 지훈 씨는 하프코스 3회, 태훈군은 10㎞ 1회, 5㎞ 3회 완주했다.
특히 지훈 씨는 지난 2001년 초등학교 6학년 때 충주 사과마라톤대회 하프코스에 출전해 최연소 완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서 씨 가족이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하게 된 것은 2008년 지훈 씨가 해병대 입대를 앞두고 전 가족이 '해병대혹서기마라톤대회'에 참가하면서부터다.
그는 "아들이 힘든 해병대 훈련을 무사히 마치고 건강한 대한민국 군인으로 태어날 수 있도록 힘을 불어넣어 주기 위해 가족 모두가 마라톤에 도전을 했다"면서 "풀코스를 뛸 때 25㎞에서 30㎞ 사이가 가장 힘든 고비인데 아이들에게 이 고비를 한 번쯤 체험하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큰 아들 세훈 씨는 "체력이라면 아버지 못지 않게 자신있다"면서 "하지만 아버지를 따라가려면 아직은 멀었다"고 웃었다.
서 씨 가족이 각종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면서 받은 메달만도 100개가 넘는다. 집에는 구두보다 운동화가 더 많고 마라톤 대회에 출전해 받은 메달과 사진들로 장식돼 있어 한눈에 마라톤 가족이라는 것을 알아볼 정도이다.
가족은 "마라톤 여행을 하면서 건강도 챙기고 가족 간 대화의 시간도 길어지면서 가족애도 다지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막내 태훈이가 좀 더 크면 가족 모두가 풀코스를 함께 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서 씨는 "80세까지 마라톤을 하는 게 꿈"이라며 "가족 모두 풀코스를 뛰는 그날을 위해 운동화 끈을 조여매고 금오산 주변에서 열심히 연습하겠다"고 말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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