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투자자 관점서 항상 '고객 돈을 내 돈같이' 김진규 한국자산신탁 이사

"다수의 투자자를 모아 대형 오피스빌딩 등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이 바로 리츠(REITs'Real estate investment trusts)입니다. 국내에 도입된 지 올해로 꼭 10년 됐는데 100년 역사의 미국에 비하면 아직 초기 단계이죠.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합니다."

한국자산신탁의 김진규(46) 리츠사업부 이사는 "국내 금융산업이 발전할수록 리츠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리츠 1세대'다운 자신감이 묻어났다.

그가 몸담고 있는 한국자산신탁은 지난해 3월 민영화됐다.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가 75%의 지분을 갖고 있던 부동산신탁 전문회사였지만 공기업 선진화 추진 계획에 따라 사모투자전문회사에 매각된 것이다. 김 이사는 2006년부터 5년간 리츠업계의 선두권 회사에서 임원을 맡아 온 전문성을 인정받아 지난달 합류했다.

"리츠에 참여하는 투자기관 관리에서부터 투자를 할 만한 빌딩 물색, 투자자 유치까지 모두 맡고 있습니다. 리츠업계에선 후발주자인 까닭에 실적에 대한 스트레스도 크죠. 매일 아침 7시 조금 넘어 출근하지만 한밤중이 돼야 하루 일과가 끝납니다."

김 이사는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당연히 법조인을 꿈꿨지만 졸업과 함께 진로를 수정해야 했다. 넉넉하지 않았던 가정 형편 때문이었다고 했다. "6남매 가운데 넷째인데 어릴 때부터 공부를 곧잘 해 부모님의 기대가 컸죠. 하지만 집안 사정을 생각하면 사법시험 공부를 마냥 계속 할 수는 없었습니다. 졸업 후 한국장기신용은행에 들어갔는데 그 당시 금융권 내에서도 가장 연봉이 높아 입사 경쟁이 치열했던 기억이 납니다."

1997년 외환위기는 많은 사람들의 운명을 바꿔놓았다. 그 역시 그랬다. 장기신용은행이 국민은행에 합병되면서 투자은행(Investment bank) 전문가를 꿈꿨던 그는 외국계 부실채권관리회사를 거쳐 부동산자산신탁사로 옮겼다.

"국내에서도 조만간 부동산이 투기 대상에서 투자 대상으로 바뀔 거라 내다봤습니다. 부동산은 소유할 때가 아니라 활용할 때 진정한 자산가치가 발생하거든요. 특히 전문운용사가 만든 '위탁형 리츠'는 안정성과 연 7~8%대의 수익성을 고루 갖춘 투자상품입니다. 대구경북을 비롯한 지방에서는 아직 리츠에 대한 인식이 낮은 편이지만 꼭 관심을 가져보길 권합니다."

자신만의 자산운용사 설립이 목표인 그가 직원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것도 '내 돈'이다. 투자자 관점에서 항상 생각하고, 고객 돈이 아니라 내 돈으로 투자한다는 원칙을 지켜야 신뢰를 쌓을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빠트리지 않았다. "금융에는 국경이 없습니다. 금융인을 목표로 한다면 영어와 중국어 정도는 제대로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는 이야깁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많이 필요로 하는 직종인 만큼 글로벌 문화에 대한 이해도 필수겠지요."

경산 용성면에서 태어난 그는 대구 성명초교·경상중·대건고를 졸업한 뒤 상경, 고려대 법학과와 같은 대학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검도 2단에다 등산을 즐기는 스포츠맨이기도 하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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