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선수라면 100m 거리의 홈런 존을 펑펑 넘길 것 같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프로 무대에서 단 한 개의 홈런도 기록하지 못하고 은퇴한 선수들도 많다.
삼성 라이온즈의 '똑딱 타자' 3명이 올 시즌 홈런 맛을 봤다. '백업 내야수'로 주가를 올리는 있는 손주인과 강명구, 유격수 김상수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데뷔 3~10년 만에 홈런포를 가동한 후 관중들의 환호 속에 그라운드를 힘차게 돌았다.
손주인은 7일 대구 롯데전에서 4회말 송승준의 142km 직구를 1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비거리는 110m. 4번 타자 최형우가 올 시즌 12개를 기록하고 있는 홈런을 손주인은 10년이 걸려 쳤다. 손주인은 2002년 2차 3라운드(전체 24순위)로 삼성에 지명돼 입단했다. 2군에 주로 머물렀고 1군은 대수비, 대주자로 가끔 얼굴을 비춰 고참 내야수임에도 마치 신인 선수인 듯 큰 시선을 끌지 못했다.
롯데의 추격의지를 꺾는 이날 한 방으로 손주인은 프로 데뷔 후 가장 큰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1군 172경기 264타수 만에 느껴본 환희였다. 손주인은 경기 후 "데뷔 첫 홈런을 터뜨려 짜릿하다. 팀 승리에 도움이 된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강명구는 9년 만에 손맛을 봤다. 4월 27일 잠실 두산전서 7회말 대수비로 투입된 후 9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홍상삼을 상대로 투 스트라이크에서 우월 솔로 포(비거리 115m)를 가동했다. 삼성이 9대0으로 크게 앞서 있는 상황에서 나온 홈런이라 크게 조명 받지 못했지만 강명구에겐 아주 의미 있는 한 방이었다. 강명구는 2003년 삼성에 2차 1라운드(전체 7순위)로 지명 받은 기대주였으나 홈런과는 거리가 멀었다. 발이 빠르고, 내야 여러 곳을 소화할 수 있어 대주자나 대수비 요원으로 기용됐으며 1군에서 한 시즌도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다.
손주인과 강명구가 올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칠 수 있었던 것은 류중일 감독의 공이 크다. 류 감독이 '호쾌한 공격 야구'를 표방하며 1.5군이나 2군 선수에게도 기회를 준 덕분이다.
김상수도 '홈런' 한(恨)을 풀었다. 2009년 데뷔했으니 두 선수보다는 일찍 손맛을 본 셈이다. 김상수는 5월 8일 대구 LG전에서 깜짝 홈런포를 신고했다. 228경기, 610타수 만에 쏘아 올린 축포였다. 2009년 드래프트 1차로 삼성에 입단한 김상수는 2009 시즌에는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101경기에 출장 2할4푼5리의 타율에 견고한 수비를 보이며 박진만을 밀어내고 주전 유격수가 됐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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