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앞으로 다가온 2011 세계육상선수권 대회에 국내 기업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대회 분위기 조성과 육상 붐을 위해 몇 년 동안 스폰서로 나서는 등 활발한 후원 활동을 펼쳤지만 정작 본대회에서는 IAAF의 후원 규정에 막혀 명함을 내밀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향토 기업들은 대구에서 열리는 대회임에도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어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국제육상경기대회 대구 유치 확정 이후 대구시는 2007년부터 대구국제육상대회라는 이름으로 올해까지 매년 단타성 대회를 열었다.
5년 동안 국내 유수의 기업은 물론 대구경북의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후원사로 나서 붐 조성에 일조했다.
대구은행을 비롯해 대성에너지, 평화산업, 호텔 인터불고 등 지역 기업들과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동아오츠카 등의 기업들이 꾸준히 후원에 나섰다.
그러나 8월 열릴 본대회에서는 삼성, 호텔 인터불고를 제외한 다른 곳은 후원사로 활동할 수 없다.
공식 후원사와 동일 업종은 후원사로 참여할 수 없다는 광고 독점 권한 때문이다. IAAF가 공식 후원사로 선정한 곳은 총 9곳. TDK(CD 제작), 도요타(자동차 제작), 세이코(시계 제작), TBS(방송) 등 일본 기업 4곳을 비롯해 시노펙(중국 에너지 석유화학), VTB(러시아 은행), 아디다스(독일 운동용품) 등이 '글로벌 파트너'라는 이름으로 후원을 맡아 광고에서 독점적 위치를 쥐고 있다.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과 포스코가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
이에 따라 대구은행과 대성에너지는 VTB와 시노펙의 장벽 때문에 후원사로 참여할 수 없다.
2002년 한'일 월드컵부터 지난해 남아공 대회까지 공식 후원사였던 현대자동차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도요타 때문이다.
대구시와 국제육상경기대회 준비위원회도 난감해하고 있다.
지금껏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지역 기업들에 대해 보은 차원에서라도 나서고 싶지만 후원과 관련해서는 모든 권한이 국제육상연맹에 있기 때문이다.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지역 기업들을 후원사로 넣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국제대회의 후원 규정상 방법이 없다"며 "대회까지 남은 2달 동안 지속적으로 접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식 후원사들은 독점적 광고 특혜를 받는다.
쉬운 예로 이들은 경기장 내 트랙에 광고판(6m×1m) 6개를 세울 수 있다. 도요타의 경우 경기와 관련된 차량 전체를 도요타 제품으로 깔아놓는다.
그렇다고 국내 기업이 뛰어들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수십억원의 후원금을 낼 경우 글로벌 파트너에 비해 비중이 다소 낮은 '내셔널 파트너'로 선정될 수 있다. 글로벌 파트너와 업종이 겹치지 않는 기업들이 대상으로 KT, 대한항공 등이 현재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내셔널 서플라이어로 호텔 인터불고(급식), 영신(가구) 등 2곳이 이름을 올렸다. IAAF는 '내셔널 파트너'로 5개 기업, 내셔널 서플라이어로 8개 기업을 배정 목표치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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