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이 다가오면서 지역의 낙동강 살리기 사업 현장 곳곳에서 수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초 내린 봄비에도 낙동강 임시 물막이가 터지며 구미지역 단수 사태를 몰고왔는데 올해 장마는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고 집중호우도 더 잦을 것으로 예보됐기 때문.
9일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대구시 달성군 낙동강 달성보 인근 공사장을 둘러본 결과 장마 시 범람 우려가 있는 수해 취약지가 곳곳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낙동강 22공구 달성보 건설 현장에서 2㎞가량 떨어진 용호천은 낙동강 합류지점에서 둔치가 칼로 잘린 듯 날카롭게 깎여 있었다. 굵은 자갈이 드러난 하천 바닥은 속살을 드러냈다. 용호천을 가로지르는 사촌교 아래에는 굴착기가 무너져 내린 둔치의 흙을 긁어내 쉴 새 없이 옮기고 있었다.
인근 주민들은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 준설이 시작된 후 용호천의 물살은 평소보다 3, 4배 빨라졌으며, 이 때문에 용호천의 둔치가 급물살에 깎이고 강바닥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주민 하모(56) 씨는 "하천 둔치가 점점 깎여나가 지반이 약해지면 하천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붕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곳을 둘러본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생태보존국장은 "낙동강 준설 작업으로 지류가 본류보다 높아져 유속이 빨라지면서 곳곳에서 침식 피해가 발생해 홍수 시 대형 피해가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4대강 사업대응 하천환경 공동조사단'은 최근 4대강 현장 조사에서 역행침식으로 지류 둑이 터지거나 교량이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1일 내린 봄비에 남한강 지류인 여주군 한천의 둑인 시멘트 도로가 20~30m가량 내려앉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국토해양부는 4대강 지류 112곳에 돌 등 구조물을 설치하는 하상유지공을 6월 말까지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4대강 공사로 강물의 흐름이 바뀌면서 습지의 상황이 크게 달라진 달성습지도 수해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2년 전만 해도 걸어서 습지를 다닐 수 있었지만 지금은 너비 10여m의 소하천이 생겼다.
이곳 주민 진경순(63'여) 씨는 "예전엔 이곳을 걸어다녔지만 지금은 보트를 타고 건너야 한다. 장마로 홍수가 지면 반드시 물에 잠길 것"이라며 "일부 주민들은 물 범람을 우려해 이사를 갔다"고 말했다.
습지를 둘러본 인권실천시민행동 박종하 사무국장은 "비가 많이 와 소하천의 유속이 빨라지면 주변에서 농사를 짓는 주민들이 위험할 것 같다. 주민들을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강정보와 달성보 건설 공사는 90% 이상 완료된 상태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여름철에 비가 많이 오더라도 보 건설이 거의 끝났기 때문에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일부 지천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점은 확인 후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구환경운동연합 공정옥 사무국장은 "지난번 임시 물막이가 엿가락처럼 휘어진 모습을 봤는데 장마철에 완성된 보가 제 역할을 해줄지 의문"이라며 "홍수가 나면 구미처럼 단수 등 대형 피해가 있을 수 있는데도 당국은 무사태평"이라고 걱정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백경열기자 b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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