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드라미의 꽃말은 '열정'이다. 꽃의 모양새를 보아 그것은 닭 볏을 닮아 있다. 편평한 꽃줄기의 윗부분이 넓어지고 주름진 모양이 마치 수탉의 볏과 같이 보인다. 따라서 맨드라미를 다른 말로는 계관(鷄冠)'계두(鷄頭)라고도 한다.
근래 봉산문화거리의 한 갤러리에서 작가 김광배의 초대전이 열리고 있다. 그 속에 전시된 한 부류의 작품이 맨드라미였다. 그 그림은 잔혹하리만치 뜨거운 태양의 열기를 머금은 맨드라미꽃의 작열하는 빨강이 무엇을 갈구하는가를 사뭇 생각게 한다. 첩첩 겹겹이 쌓여 있는 물감의 퇴적, 그것들로 인해 맨드라미꽃의 자태는 이미 인고의 세월을 견뎌내고 꽃으로 보기에는 스스로 너무도 보잘것없지만, 그래도 자신이 꽃임을 증명해 간다. 여느 꽃들처럼 그것은 흔들림을 느끼게 하지도, 아름다움을 보여주지도 않는다. 다만 두텁고도 투박한 중후함을 드러낼 뿐이다.
작가 김광배가 바라는 회화적 욕구는 이와 일치한다.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작가 스스로는 자신의 기력이 다해감을 인지하고 있다. 그 가운데 그는 내심 작가적 욕구이자 욕망이 이글거리고 있음을 자인한다. 대자연 속 사물들을 접하면서 개개의 사물이 지닌 참된 의미를 보고, 나아가 그것을 표현함에 있어 진정 지향할 방법과 방향 설정을 위한 작가적 고민을 들춰낸다.
작품 맨드라미를 통해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작가의 이러한 속내가 지극히 이상적이자 회화적이라는 것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작가가 그려내는 모든 작품들은 대상을 쉽게 식별해 낼 수 있다. 그렇지만 그의 전시된 작품에는 작품 개개에 대한 작품명이 나붙지 않았다. 작가 스스로가 개개 작품들에 작품명을 붙이지 않은 이유, 또한 굳이 이 글의 글머리에 사물의 명칭과 그 대상이 지닌 의미를 나열한 이유도 이를 증명하기 위한 것이다.
홍준화(미학'철학박사)
▶전시 ~18일 갤러리 소나무(053-423-1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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