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가 최근 도산서원 앞을 지나는 낙동강을 가로질러 도산대교를 건립할 방침을 밝히면서 안동팔경의 하나인 도산서원(陶山明月) 경관을 훼손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안동팔경 중 지금까지 옛 경관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곳은 7경인 하회마을(河回淸風)과 8경인 도산서원(陶山明月) 두 곳뿐이다.
안동시는 올해 하반기부터 2013년까지 480억원을 투입해 안동시 예안면 부포리~도산면 분천리를 잇는 3.8㎞에 이르는 지방도 935호선과 986m 길이의 도산대교를 건설할 방침을 밝혔다.
도산대교는 도산면 의촌리와 섬촌마을, 예안면 부포리 등 2개면 9개 마을 주민 1천100여 명이 지난 1976년 안동댐 준공으로 도로가 수몰돼 끊기면서 주민통행과 농산물 수송을 위해 60㎞를 돌아 다녀야 하는 불편을 겪는 등 지역 불균형 개발과 주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도산대교 건설 지점이 도산서원과 시사단(試士壇'조선시대 영남지역의 과거시험 장소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높은 단)에서 불과 1㎞여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도산서원 보호구역 경관을 크게 훼손할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안동지역 유림단체들은 도산대교를 도산서원 조망권을 벗어나 하류로 4㎞ 정도 떨어진 지방도 202호선을 연결하는 교량으로 건설될 수 있도록 위치를 옮겨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도산대교 입지는 ▷부포선착장이 있어 예안면 부포리 등 주민들이 평소에 뱃길로 이용 ▷월천서당과 한국국학진흥원, 오천유적지 등 가까운 곳에 문화유적지 산재 ▷100만㎡ 규모의 세계유교선비문화공원과 한국문화테마파크 조성 예정부지와 연결되는 점 등을 감안해 옮겨야 한다는 것.
지역 유림단체 한 관계자는 "안동에는 선어대, 귀례정, 임청각, 서악사, 연미사, 학가산, 하회마을, 도산서원 등 경관이 뛰어난 8경이 있으나 대부분 개발로 훼손됐다"며 "도산서원 앞을 흐르는 낙동강을 가로질러 다리를 건설할 경우 도산서원의 아름다운 경관을 망치게 되기 때문에 건립위치를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시 관계자는 "10년 전 도산대교를 처음 계획했을 당시에는 유림단체들이 현재 주장하고 있는 부포선착장과 월천을 잇는 뱃길이었는데, 다리와 연결되는 지방도 가설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지금의 지점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도산대교 주변 경관과 어울릴 수 있도록 관광, 경관 교량으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