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3 수험생 EBS교재 200% 활용하기…공신의 노하우

지문 속 개념·원리 빠짐없이 챙겨보죠

올해 수능시험에서 EBS 교재 연계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임에 따라 이 교재 활용법이 주목받고 있다. 경신고 허영준(사진 위) 군과 대구여고 박지현 양이 EBS 교재를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일지 설명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올해 수능시험에서 EBS 교재 연계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임에 따라 이 교재 활용법이 주목받고 있다. 경신고 허영준(사진 위) 군과 대구여고 박지현 양이 EBS 교재를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일지 설명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교육과학기술부가 예고한 대로였다. 이달 2일 시행된 평가원 6월 모의 수능평가는 지난해 수능시험보다 상당히 쉽게 출제됐다. 이유는 EBS 교재 체감 연계율이 70%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언어영역 지문 중 다수가 EBS 교재에서 그대로 나왔고, 나머지 과목에서도 EBS 문제를 살짝 변형한 문제가 상당수 있었다. 오는 9월 모의평가에서 다소 난이도가 조정된다 하더라도 올해 본 수능의 난이도를 짐작할 수 있었다는 게 수험생들의 의견이다. EBS 교재 연계 방침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EBS 교재 활용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고 있다. EBS 교재를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을까. 이번 평가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올린 학생들에게 EBS 교재 활용법을 들어봤다.

◆EBS 교재로 기초 닦아요.

"EBS 교재의 지문 속에 담긴 개념과 원리를 하나하나 챙겨봅니다."

경신고 허영준(3년'자연계열) 군은 지난해 대한민국 인재상, 제21회 국제생물올림피아드(International Biology Olympiad, IBO) 금상을 받은 과학 영재다. 이번 모의 평가에서도 두드러진 성적을 올렸다. 언어'수리'◇외국어영역에다 과학탐구영역(물리Ⅰ, 화학Ⅰ, 생물Ⅱ 선택)까지 모두 만점을 받았다.

허 군은 EBS 교재에 담긴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는 과정이 필수라고 전했다. 특히 시간 여유가 있는 1, 2학년 때 EBS 교재의 문제 풀이에 치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EBS 교재 연계율이 높다 해도 문제 풀이에만 치중하는 것은 곤란해요. 문제가 조금씩만 변형된다 해도 낯설게 보이기 십상이거든요. EBS 교재의 지문을 통해 무엇을 설명하고 있는지 충분히 이해한 뒤 문제 풀이 과정으로 넘어가야 해요."

언어영역은 허 군 스스로 약하다고 생각하는 부분. 시험 때 지문을 꼼꼼히 살펴보는 타입이어서 마지막 서너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하곤 했다. 하지만 이번 모의 평가 때는 눈에 익은 지문이 많이 나와 부담을 덜 수 있었다. "문제 풀이 정확도가 떨어지는 타입과 시간 부족을 호소하는 타입이 있는데 저는 시간이 모자라는 경우에요. 저와 비슷한 유형인 학생들일수록 EBS 교재를 확실히 챙겨야 할 겁니다."

허 군은 EBS 교재에 어떤 작품들이 등장하는지 하나하나 챙겨둔다. 여기에 수업과 자습 등을 통해 작품을 분석하고 있다. 듣기 문제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듣기에 나오는 지문이 읽기 문제로 전환돼 나오기도 하기 때문이다. "작품은 EBS 교재에 나온 것 위주로 봐요. 여기에다 줄거리, 등장인물의 성격, 글의 전개 과정 등 작품 해석 과정까지 더해야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습니다. 고전 문학은 해석 방법, 비문학은 배경 지식 공부로 난이도가 높은 문제에 대비해요."

수리영역 공부 또한 마찬가지다. 문제 풀이보다 EBS 교재에 담긴 개념, 공식의 유도 과정 등을 먼저 정리한다. 문제를 풀 때는 최대한 혼자 힘으로 해결하려고 애쓴다. 그래야 어려운 문제가 나와도 당황하지 않는다는 것. "처음 문제를 풀 땐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답안지 풀이 과정을 참조하지 않아요. 다만 두 번째 볼 때부터는 풀이 과정을 옆에 두고 공부합니다. 문제 유형에 익숙해지기 위해서죠."

허 군은 외국어영역에 대비해 EBS 교재 속 지문으로 속독 연습을 한다. 또 지문의 주제를 뽑아보고 글의 순서와 논리적 흐름을 파악하고 있다. 접속사를 확인하는 과정도 빠트리지 않는다. "빈칸을 완성하라는 문제가 가장 까다로운데 이 과정을 거치면 쉽게 해결할 수 있죠. 읽기 문제가 듣기 문제로 바뀌어 나오기도 하니까 듣기 대비도 자연스레 가능합니다."

과학탐구영역에서는 EBS 교재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허 군은 문제의 원리를 파악한 뒤 주석을 달아보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가령 'A는 B다'라는 원리가 나오면 'B는 A다'가 성립하는지, 'A는 C다'로 확장시킬 수 있는지 문제 옆에 적어보는 식이다. "화학과 생물은 EBS 교재에 제시된 자료가 활용되는 경우가 많으니 이 자료를 토대로 어떻게 변형된 질문이 나올 수 있는지 공부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EBS 교재 지문, 꼼꼼히 분석하는 것이 핵심

"지문을 자세하게 뜯어봐야 어떤 문제가 나와도 당황하지 않죠."

대구여고 박지현(3년'인문계열) 양은 이번 모의 평가에서 언어'수리'외국어영역에서 만점을 받았다. 지난 평소 언어와 수리영역 점수가 오락가락했던 터라 기쁨이 더 크다. 사회탐구영역에서도 사회문화 과목은 만점, 윤리와 한국지리는 3개씩 틀렸을 뿐이다. "특히 언어영역에서 EBS 교재의 지문이 많이 이용됐어요. 수업 시간에 EBS 교재를 많이 본 덕분에 비교적 쉽게 문제를 풀었어요."

박 양은 일주일 단위로 계획을 세워 공부한다. 계획을 섬세하게 세우는 데 드는 시간이 아까울 뿐 아니라 하루 단위로 계획을 짤 경우 한 번 공부할 것이 밀리면 나중에 감당하기 어렵다는 생각 때문이다. EBS 교재를 늘 챙기면서 언어영역과 수리영역은 기출 문제 4회, 5회분, 외국어 영역은 2회분을 일주일 동안 풀고 있다.

박 양이 EBS 교재로 언어영역을 공부할 때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허 군과 마찬가지로 지문 분석이다. 특히 수험생들이 어려워 하는 비문학 지문에서는 핵심 문장을 가장 먼저 찾고 문단과 문단이 연결되는 구조를 눈여겨본다. 이후 문제를 풀고 왜 그런 답이 나왔는지 답안지의 설명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 "EBS 강의를 보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지문을 이해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비문학 지문은 문법 문제로 변형 출제될 수도 있으니 지문 자체가 눈에 익도록 많이 읽어둬야 해요."

수리영역에서는 EBS 교재 속 개념, 원리를 확실히 익힌다. 대표 예제와 함께 공부하면서 부족하다 싶은 부분은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기출문제를 풀면서 문제 유형에 익숙해지도록 애쓰고 있다. 틀린 문제는 오답노트에 통째로 오려 붙여 수시로 확인한다. "과목 특성상 문제에서 제시된 수치 몇 개만 바꿔도 학생들은 다른 문제로 느끼기 쉬워요. 개념을 충실히 공부한 뒤 문제를 반복해 풀어야 시험을 치를 때 변형된 문제가 나와도 가볍게 해결할 수 있어요."

언어영역처럼 외국어영역에서도 EBS 교재 속 지문을 분석하는 게 우선이다. 긴 지문이 단문으로 잘려서 출제되기도 하는 까닭에 한 문장도 소홀히 다루지 않는다. 사회탐구영역은 개념 파악이 핵심. 특히 EBS 교재에 나온 개념은 확실히 챙겨야 할 부분이다. "다양한 문제 유형에 유연하게 대처하려면 문제 풀이보다 개념 파악에 더 비중을 둬야 해요. 이후 EBS 교재에서 도표나 그래프가 나오면 어떤 개념이 포함돼 있고 어떻게 해석할지 꼼꼼히 공부하면서 풀이 방법을 반복 학습하고 있습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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