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가 법인화 추진 중단을 선언했다. 지난 3월 말 함인석 총장이 법인화 연구단을 출범시킨 지 2개월여 만이다. 이 선언에는 주변 여건 변화가 큰 역할을 했다. 59.2%의 투표율을 보인 총학생회 투표에서 84.8%가 법인화를 반대했고, 교수회도 반대했다. 법인화를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던 부산대가 반대로 돌아선 것도 부담이었다. 지난 13일 뽑힌 부산대 총장 당선자는 법인화 반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번 결과로 경북대는 학내 구성원 간 분열이라는 상처만 안았다.
경북대의 법인화 추진 중단은 본부 측의 행정력 부재에 기인한다. 법인화 문제는 전임 총장이 추진 동력이 떨어진 임기 말에 추진 의사를 밝혔다. 이어 법인화 반대를 공약하고 당선한 현 총장은 이를 뒤집어 학내 구성원과의 밀도 있는 협의 없이 법인화 추진을 선언했다. 또 본부는 법인화 추진의 당위성과 장기적인 비전도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교수와 교직원의 신분 불안, 등록금 인상 등 현재의 불이익이 부각하면서 학내 분열만 일으켰다.
경북대의 위상은 날로 추락하고 있다. 지역에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국립대라는 틀에 갇혀 개혁에 소극적이었던 것도 주요 원인이다. 1년에 논문 한 편 안 쓰는 교수를 65세까지 정년을 보장하는 대학이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특단의 개혁을 이루지 않는 한 경북대의 추락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번 법인화 추진 중단이 경북대 개혁 추진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 그리고 개혁은 현재의 구성원을 위한 것이 아닌 10년, 20년 뒤 경북대의 경쟁력 확보에 목표를 두고 추진해야 한다. 대화와 양보를 통한 합의점 도출이 중요하다. 기존의 모든 특혜를 누리면서 경쟁력도 키우는 개혁 방안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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