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전문가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 이용객 부족으로 '세금 먹는 하마'가 되지 않으려면 시내버스 노선 개편과 환승복합센터 구축 등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 방안이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또 흉물스런 모습으로 도시미관을 해칠 수 있는 3호선 교각에 멋진 디자인을 입히는 논의와 작업도 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대중교통 체질 개선 시급
교통전문가들은 도시철도 3호선이 수요부족으로 대구시 재정을 축내지 않으려면 버스노선 개편과 복합환승센터 구축 등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를 위한 체질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3호선 건설로 칠곡과 범물지역 등 대구시내 주요 베드타운이 연결되는 만큼 시가 계획하고 있는 4호선, 순환선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해 도시철도를 늘리기보다 시내버스 시스템을 개편해 대중교통 간 연계와 수요확충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
박인규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버스업체 통폐합 등 시내버스 업계의 체질을 개선하고 시내버스는 도시철도가 미치지 않는 주거지역을 연결한다면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와 함께 시민 편익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지금도 대중교통 이용객에 비해 공급이 과잉된 상황"이라며, "인구가 급격하게 늘 가능성이 없는 만큼 새로운 토목사업은 자제하고 교통체계 개편 등 수요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구 도심 외곽에 환승주차장이나 복합환승센터를 조성해 도심으로 들어오는 승용차 수요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대구의 도시철도 수송 분담률이 낮은 것은 도로 교통에 비해 도시철도의 편의성이나 통행시간 절감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구 외곽 지역에 환승 주차장이나 복합환승센터를 조성해 주차와 각종 편의시설 이용을 유도하고 도심에는 도시철도를 이용해 들어오게 해야 한다는 것.
실제 서울의 경우 경기도로 연결되는 길목인 구파발역과 도봉산역, 사당역 등에 주차장과 판매시설, 보육시설, 비즈니스 호텔 등을 갖춘 복합환승센터 조성을 추진 중이다. 이는 직장 여성이 복합환승센터에 주차한 뒤 아이를 보육시설에 맡기고 도시철도로 출근을 했다가 퇴근길에 아이와 함께 쇼핑을 한 뒤 승용차를 타고 돌아갈 수 있는 인프라다.
윤대식 영남대 교수(도시공학과)는 "외곽의 지하철 역세권에 환승 시설을 마련하면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에너지 저소비 도시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흉물 교각 되지 않도록 해야
시민들은 도시철도 3호선의 회색빛 교각을 '명물'로 꾸밀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시민 박수영(59) 씨는 "콘크리트 교각이 일렬로 서 개성이 없고 시야를 가린다"며 "구간별로 다른 색을 칠한다면 지역 특성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3호선과 인접한 아파트 주민 한명수(60'수성구 지산동) 씨는 "지역의 재능 있는 예술가들이 벽화를 그리게 한다면 대구의 색다른 모습도 보여주고 미관에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화려한 교각 디자인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일부 나오고 있다. 운전자의 경우 교차로나 횡단보도 등에서 화려한 기둥에 시야가 가려 안전 운전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그래픽이나 광고판이 주변 풍경과 조화되지 않으면서 시각적 흉물이 될 가능성도 있다.
경북대 홍순상 교수(시각디자인학과)는 "가장 좋은 방법은 교각 기둥이 있는지조차 모르게 하는 것"이라며, "도심에서는 사람 키 높이까지 짙은 색으로 도장을 해 시야를 방해하지 않도록 하고 외곽에는 주변 초목과 어울리게 식생을 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지난 4월 대구 도시철도건설본부의'본선 교각 디자인방안 중간보고회'에서는 ▷교각에 식생을 하는 방법 ▷그래픽 디자인을 입히는 방법 ▷공익성 광고를 하는 방법 ▷지역 출신 명사들을 교각에 씌우는 방법 ▷광고판으로 조성하는 방법 등이 제시됐다.
이에 따라 도시철도건설본부는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기간에 동대구로 교각 76개 중 절반가량에 다양한 그래픽디자인을 덮어씌워 반응을 살펴볼 방침이다. 또 대봉교~수성4가네거리 구간에 시민들의 각종 아이디어를 시연한 뒤 1년 이상 전시해 시민들의 의견도 들을 예정.
대구 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디자인과 경관에는 정답이 없다. 교각이 흉물스럽지 않으면서도 지역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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