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親盧 적자론' 급부상…문재인, 참여정부 비사 출간

문재인이 뜨고 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그가 참여정부 비사를 정리한 '문재인의 운명'을 발간한 뒤 '정치인'으로서 차기 대권을 노리는 야권 후보군으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박연차 게이트 수사 때 대검 중수부장이었던 이인규 변호사(법무법인 바른)와 최근 '진실 공방'을 벌이면서 국민에게 문재인이 각인되기 시작했다.

문 이사장이 노 전 대통령 검찰 수사 당시를 거론, "검찰 조사를 지켜보며 아무 증거가 없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이(인규) 부장의 말투는 공손했지만, 태도엔 오만함과 거만함이 묻어 있었다"는 등 직격탄을 날리자, 이 변호사는 "증거가 수사기록에 많이 남아 있으니 그렇게 자신 있으면 수사기록을 공개하면 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 '날 선 공방'은 진행형이다. 문 이사장으로서는 인지도 쌓기에 좋은 기회라는 정치권의 반응이 나온다.

문 이사장은 최근 각종 여론 조사에서도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와 함께 유력한 대권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잠재적 대권주자로서의 동력은 문 이사장이 부산 출신으로 영남권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표를 잠식할 수 있고, 여권에서는 김문수 경기도지사, 야권에서는 유시민 대표의 개혁성향 지지를 뺏어올 힘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유 대표의 지지가 야권 일부에 한정돼 있다면 문 이사장은 그 이상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부동층 표를 흡수하고, '노무현 향수'를 불러올 수 있는 적임자라는 것이다.

특히 그간 대권 후보군으로 분류된 많은 인사에 대한 국민의 '피로감'이 새로운 인물을 갈망하고 있다는 점도 호기다. 문 이사장 스스로도 책 발간 후 "야권의 단일화를 이뤄낼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고, 책은 15일 시판된 지 반나절 만에 초판 1만5천 부가 동났고 3만6천 부를 추가로 인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정부 시절 민정수석을 두 차례 지내고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노 전 대통령의 옆을 지켰던 그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봉하마을을 덮었던 비탄 속에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고 상주 노릇을 하면서 "저 사람이 누구냐"는 궁금증도 많았다. 문 이사장은 "나 혼자 있지도 못했고 울지도 못했다"는 자서전 글귀로 당시의 심정을 처음 고백했다. 문 이사장은 책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이 남긴 숙제를 하겠다"고 했다. 그 숙제가 정치이고, 첫발을 내디뎠다는 것이 정치권의 해석이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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