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도시철도 3호선이 풀어야 할 과제

대구도시철도 3호선 공사를 지켜보는 시민들의 심정은 솔직히 기대 반 우려 반이다. 대중교통망 확충이라는 혜택도 크지만 안전성과 소음'경관 문제가 벌써부터 대두되고 있고 사생활과 상권 침해 등 인근 주민들의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도 걸리는 문제다. 개통까진 3년이나 남았지만 타 지역 사례를 볼 때 비슷한 상황이 재연될 공산이 커 대구시가 지금부터라도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면밀히 강구해야 한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안전성이다. 기우일 수도 있으나 23.95㎞에 이르는 긴 도심 교통축에 무인 모노레일 경전철이 운행된 선례가 없어 걱정이 앞서는 것이다. 무인 시스템 특성상 유사시 빠른 대처가 힘들고 모노레일 자체가 대피하기 힘든 구조라는 점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직접 비교는 힘들지만 올 3월 개통된 부산 경전철이 잦은 사고로 안전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서 대구시가 이를 결코 남의 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대중교통은 안전성이 최우선 과제다.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할 경우 시민들이 이용을 꺼리게 되고 이는 도시철도의 존망을 좌우하는 만큼 사전에 철저히 대비책을 마련해 둬야 한다. 따라서 무인 운행 시스템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은 금물이다. 5중 안전장치 자랑만 할 게 아니라 안전 체계에 빈틈은 없는지, 유사시 비상 대응 시스템이 즉각 가동될 수 있는지 미리 확인하고 점검하는 데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전기나 기계 장치가 시스템의 전부는 아니다. 사고나 운행 정지 등 돌발 사태가 발생할 경우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인적 능력은 무엇보다 중요한 시스템의 일부다. 이런 대응력은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없다.

노선 인근 주민들의 사생활 침해나 각종 소음으로 인한 불편, 상권 침해도 대구시가 주의 깊게 볼 부분이다. 도시철도가 지나가는 구간의 일조권'조망권 침해나 주민들의 사생활이 침해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세심한 보완 대책이 나와야 한다.

도시철도가 빚덩이 흉물로 전락할지 아니면 편리한 대중교통으로 대구시의 명물이 될지는 대구시가 이를 얼마만큼 안전하고 쾌적한 교통수단으로 만들어 내느냐에 달렸다. 이동 시간 단축과 값싸고 편리함은 대중교통의 절대 명제다. 이를 위해 대구시는 버스 노선 개편과 복합환승센터 구축 등 유기적인 대중교통망 구축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이런 계획과 의지가 없다면 도시철도 3호선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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