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황에 두류공원 등 도심 벼룩시장 바글바글

대구 도심에 주말마다 등장하는 벼룩시장이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일반인들이 사용하던 물건을 내놓는 벼룩시장은 다양한 물건에다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을 찾는 이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대구 도심에 주말마다 등장하는 벼룩시장이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일반인들이 사용하던 물건을 내놓는 벼룩시장은 다양한 물건에다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을 찾는 이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없는 것 빼고는 다 있습니다."

17일 오후 2시 달서구 두류공원 내 대구문화예술회관 앞 도로.

500m가량의 도로 양쪽으로 빼곡히 펼쳐진 파라솔 아래에 장사꾼들이 물건을 팔고 있었다. 두류공원의 명물이 된 금요 벼룩시장이 선 것. 물건을 파는 사람이 300여 명에 언뜻 봐도 손님이 1천여 명 가까이 된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부터 엄마 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까지 손님층도 다양하다. 정수민(37'여) 씨는"중고지만 깨끗하고 워낙 저렴하다 보니 장이 설 때마다 나온다"며 "평소에 볼 수 없던 신기한 물건도 많아 일반 시장보다 재미있다"고 말했다.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대구 도심 곳곳에 들어선 '벼룩시장'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중고물품은 물론 새 제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데다 워낙 다양한 물건이 있어 가족 나들이 코스로도 또다른 재미를 안겨주기 때문.

대구 도심에서 열리는 벼룩시장 중 가장 규모가 큰 곳은 두류공원의 '대구사랑 나눔장터'.

1998년 IMF로 어려워진 서민들의 살림에 도움을 주고자 대구사랑운동시민회의에서 벼룩시장을 기획했다. 14년째를 맞으면서 일 평균 고객이 이제는 2만 명을 넘어설 정도가 됐다.

300명이 넘는 상인 중 절반 정도는 사용하던 생활용품이나 도서류를 팔려고 찾아온 일반인들. 이에 따라 좌판 번호표를 나눠주는 오전 8시20분에 맞춰오면 자리가 없어 이른 새벽부터 사람들이 모인다.

정금옥(67'여) 씨는"안 쓰는 물건을 갖다 팔려고 지하철을 타고 7시반에 왔다"며 "사람 구경도 하고 용돈도 벌고 재미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물건 종류도 다양하다.

가장 많은 것은 헌옷. 친구들이 입던 옷을 모아서 파는 대학생도 있고 구제의류를 사다가 파는 상인도 있다. 이 날 가장 인기 있었던 것은 여름 용품이었다. 여름의류부터 부채, 선글라스, 모기장까지 여름용품을 벼룩시장에서 준비하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정수(58) 씨는"선글라스를 2천원 주고 샀다"며 "어디 가서 이 가격을 주고 사겠냐"며 웃었다.

아마추어 상인들로만 꾸며지는 벼룩시장도 곳곳에 등장했다.

'대구사랑 나눔장터'는 4월에서 6월, 9월에서 11월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린다.

사회적 기업인 '아름다운 가게'가 2년 전부터 구청들과 함께 시작한 '벼룩시장'. 현재 달서구 용산동 지하철 용산역과 수성구 만촌동 화랑공원, 두산동 수성못 상당공원과 북구 칠곡 함지공원 등 4곳에서 열린다.

아름다운 가게 벼룩시장의 특징은 물건을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동네 주민들이라는 점. 부모님과 함께 물건을 가지고 나온 아이들도 쉽게 눈에 띈다. 다 읽은 책이나 작아서 못 입는 옷가지 등의 품목이 많다.

아름다운 가게 관계자는 "필요없어진 물건을 팔 수 있고 물건을 싸게 살 수도 있어 참여자가 점점 늘고 있다"며 "수익금의 30%는 저소득층 난방비 기부금으로 쓰이기 때문에 좋은 일도 함께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름다운 가게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을 받아 80여 개 정도의 텐트를 설치하고 신청자들에게 자리를 빌려준다.

개장 시기는 달서구는 5월에서 8월까지 매월 둘째주 토요일, 수성구는 4월에서 11월까지(화랑공원은 매월 둘째주, 상단공원은 매월 넷째주) 토요일 오전 11시에서 오후 1시까지 열린다. 또 북구는 7월부터 10월까지 넷째주 토요일에 개장한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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