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시의회가 이미 유치한 제14회 세계정구선수권대회 등 각종 현안사업이 포함된 추경예산안 심사를 거부하고 정구선수권대회 반납을 문경시에 요구(본지 5월 3일자, 6월 16일자 8면 보도)하자, 지역 체육계가 거세게 반발하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황경연, 이춘대, 김한수 씨 등 문경시체육회 부회장들과 황선용 문경시정구연맹회장 등 30여 명의 지역 체육계 인사들은 21, 22일 임시회가 열리고 있는 문경시의회를 항의 방문했다.
김국현 문경시체육회 사무국장은 "예산안 심사 여부에 대해 따지기에 앞서 지역 체육인들의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항의 방문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문경시체육회 부회장들은 "국제대회를 유치해 놓고 전체 10명의 시의원 중 9명이 대회 조직위원 및 집행위원인데, 집안싸움으로 반납하면 문경시가 웃음거리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며 "정말 부끄러운 일이 문경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선용 회장은 "반대 시의원들이 면담 때는 협조(예산승인)한다고 해놓고 계속 번복하고 있다"며 "체육인들을 무시하는 것은 물론 그 저의가 순수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고오환 의장은 "국군체육부대와 세계군인체육대회의 잇따른 유치로 체육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문경으로 볼 때 이번 대회가 국제대회경험을 축적하고 시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한나라당 의원들이 반대하니 수적 열세에 있는 우리로서는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반대 의원들은 16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데 반해 선수단 규모가 500명에 불과하고 경제효과가 적기 때문이라고 했다.
체육인들은 '세계정구선수권대회 유치를 반대하는 시의원은 각성하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의장실에 걸고 '체육인은 분노한다', '지역 한나라당은 각성하라', '정구대회 3달밖에 남지 않았다' 등의 구호를 외친 뒤 사무실에서 자진 철수했다.
문경'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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