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규리의 시와 함께] 개

롯지의 늙은 개에게 햄 조각 던져주다가

마주친 눈(目)이었다

막 돋아난 별들의 눈빛과 다를 바 없는데

그게 건너편 산비탈의 저녁 집들이 눈뜨는 불빛이기도 했다

별의 냄새와

지상에서 돋아나는 별들의 소문은 익히 들었다

별을 찾는 별들조차 별인 밤,

만년설이 왜 녹지 않는지

생각하는 밤이 있다면

어떤 눈(目)이 다른 눈 속으로 들어가는 빗살무늬 하늘에서

뼈 한 자루 가져오는 것도 가능하겠다

송재학

간절한 것들은 다 하늘로 가 별이 되는 줄 알았다. 간절한 것을 잃어버린 아픔들도 다 하늘로 가 별이 되는 줄 알았다. 그래서 별의 숫자는 그리움에 비례하는 줄 알았다. 얻은 것보다 잃어버린 게 더 많은 시기가 되면 별을 헤며 살아야 하는 줄 알았다.

그리고 이런 별도 본다. 햄 조각 던져주다가 마주친 개의 눈에 반짝, 별이 뜨는 것을. 한 눈이 다른 눈 속에 들어가 잊을 수 없는 무늬가 되는 것을. 그 무늬에서 이런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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