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직물조합 파산…100여 회원사 상호보증 물려

대구경북직물공업협동조합(이하 직물조합)이 사실상 파산했다.

금융결제원 공시에 따르면 20일 기업은행은 직물조합의 당좌거래를 정지했다.

직물조합은 그동안의 누적 적자와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으며 당좌거래 정지로 정상적인 조합 활동이 불가능해지게 됐다.

조합 관계자는 "조합 총 부채는 10억원을 웃도는 규모며 원금상환은커녕 이자도 갚지 못할 지경에 빠져 있다"며 "직물업황 부진과 회원 수 감소, 적자 누적 등 3중고로 당장 회생은 힘들 것으로 보이며 100개가 넘는 회원 업체들이 서로 보증을 서 부채 해결도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 1967년 대구 최초의 섬유 관련 조합으로 설립된 직물조합은 ▷원사 공급 및 가격 안정 ▷공동판매 지원 및 섬유산업 홍보 ▷직물산업 기반강화 및 구조조정 촉진 등을 수행해 왔다.

직물조합 파산은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화섬을 취급하는 섬유직물조합이 호황을 구가하는 것과 달리 면사 업체로 구성된 직물 조합은 중국산 저가제품 공세로 수출과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사업이 갈수록 쇠퇴해 왔다.

회원 업체의 사업 부진으로 조합의 공동구매 및 판매 사업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지난 3월에는 신임 이사장을 선출하는 조합 총회조차 열리지 못했다.

중소기업중앙회 대구경북지부측은 "조합원이 서로 보증선 것에 대해 스스로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며 "중앙회에서는 법적, 제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섬유업계에서는 조합 해산이나 섬유직물조합과의 통폐합 등의 대안도 나오고 있지만 이 역시 부채가 걸림돌이다.

섬유업계 관계자들은 "부채 규모가 10억원이 넘어 통폐합도 쉽지 않다"며 "조합의 자구노력도 필요하지만 회원사가 100여 곳에 이르는 만큼 대구시 등 관계 기관에서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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