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외국인 카지노에 내국인 출입허용?

정부 추진 '사행성 조장' 논란

정부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 내국인 출입 허용 방침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2일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내국인도 출입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시민들은 정부가 사행심을 조장는 꼴이라고 비판하고 있는 반면 관련 업계는 반기고 있다.

정 장관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국민의 자정능력이 있다. 카지노를 하려면 (외국인과 내국인에게 문을) 다 열어야 한다. 임기 중에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런 목표를 갖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이 올해 1월 취임한 후 내국인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 출입 허용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대다수 시민들은 "사행심을 조장할 수 있는 일에 정부가 앞장서고 있다"며 어이없어하고 있다. 시민 이윤성(52) 씨는 "한 때 바다이야기가 크게 유행할 때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는데 중독성이 더 강한 카지노에 내국인 출입이 무차별적으로 허용되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46) 씨는 "강원랜드에는 주말마다 사람들이 대거 몰리면서 부작용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외국인 카지노에 내국인이 출입하면 전국 곳곳에 강원랜드가 들어서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국가가 나서서 사행심을 조장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카지노 업계는 크게 반기고 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호텔인터불고 대구 카지노를 비롯해 서울(3곳), 제주(8), 부산(2), 인천(1), 속초(1) 등 총 16곳에 달한다. 이들 카지노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57억원이다. 내국인이 출입 가능한 강원랜드의 매출액(1조2천568억원)보다 적다. 흑자를 내는 외국인 전용카지노도 6곳뿐으로 카지노업계는 '내국인 출입 허용'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올해 3월 문을 연 대구 수성구 만촌동 호텔인터불고 카지노도 3천300㎡(1천 평)에 게임기가 100여 대에 이르지만 외국인 숙박객과 미군들이 대부분이다.

이곳 카지노 관계자는 "내국인 출입 허용은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업계에서는 당연히 찬성이다. 가족 단위의 놀이문화로 승화시키고, 법적으로 엄격하게 제한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환영했다. 연간 출입 횟수를 제한하고, 칩의 구매 금액 한도를 제한하는 등 규제를 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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