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갈수록 열기 더해가는 DIMF…각 작품 속 주연 캐릭터 비교

키네마 보이즈
'1224'
로미오와 줄리엣
키네마 보이즈
투란도트
로미오와 줄리엣
투란도트

열기를 더하는 '제5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은 대구 작품들이 어느 해보다 풍성하다. 공식 초청작 3편과 창작지원작 1편이 관객을 찾아가는 것. 관객에게 서울이나 외국의 뮤지컬과 한번 비교해보는 재미도 주는 동시에 대구 뮤지컬의 성장과 가능성을 확인할 기회가 될 것이다. 뮤지컬은 스토리와 노래가 근간을 이루지만 작품을 이끌어가는 주연 캐릭터를 눈여겨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각 작품에 나오는 주연 캐릭터의 특징을 한번 비교해봤다.

◆뮤지컬 '1224'

2009년 대구시로부터 '우수창작공연'으로 선정된 이 작품은 우선 흔치않은 지역 창작뮤지컬로 DIMF 공식초청작으로 뽑힌 것이 눈길을 끈다. 극단 초이스씨어터의 작품으로 여성들의 일과 사랑, 우정에 대한 로맨스를 그리고 있으며 여고 동창 '김진미'와 '금미미'가 스토리를 지탱한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캐릭터의 이름에서 성격이 드러난다는 것. 김진미의 '진미'(眞美)는 진정한 아름다움을 가진 여성으로 등장한다. 옛날부터 좋아하는 남자가 있는데 친구인 금미미가 좋아하는데다 남자에 대한 불신 등으로 마음을 드러내지 않는다. 결국 사랑보다 우정을 택하는 속 깊은 인물인 것. 반면 '금미미'(金美美)는 김진미와 정반대의 인물로 돈을 좋아하고 외모를 중시하는 전형적인 현대 여성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김진미에 대한 상대적 콤플렉스에 사로잡힌 인물이기도 하다. 두 캐릭터의 갈등과 우정을 지켜보는 것이 관전 포인트.

극단 초이스씨어터 최주환 대표는 "김진미 역에는 DIMF 개막작 '투란도트'에서 류 역을 맡은 설화 씨가 맡았고 금미미 역에는 9월 서울에서 공연될 뮤지컬 맘마미아에 캐스팅된 이민주 씨가 책임진다. 두 배우의 연기 대결도 지켜볼 만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7월 7~10일까지 하모니아아트홀 공연. 053)353-1224.

◆뮤지컬 '키네마 보이즈'

극단 CT에서 제작한 뮤지컬 '키네마 보이즈'는 3편의 창작지원작 가운데 유일한 지역 작품이다.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대구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한국 영화계의 거장 나운규에 맞설 천재 영화 제작자가 당시 대구에 있었다는 재미있는 설정에서 시작되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는 김도식과 세관이 전체 줄거리를 끌어간다. 김도식은 일본으로 유학을 갖다 온 뒤 대구에 영화제작소를 차리는 패기 넘치는 영화감독이다. 열정은 있지만 실력과 노하우가 부족한 인물로 그려진다. 남장 여자로 나오는 세관은 가난하고 배운 것이 없는 기생이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김도식의 영화 오디션을 통해 영화계에 뛰어드는데 서서히 김도식과 러브라인을 형성하게 된다. 현재의 김도식 역에 지역의 원로 배우인 홍문종 씨가 나온다. 극단 CT 전광우 대표는 "대구가 20세기 초에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그 안에서 살아가던 사람들의 구체적인 모습은 어떤 것인지를 김도식과 세관 등의 캐릭터를 통해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에 반전이 관객을 기다린다는 것이 전 대표의 팁이다. 7월 9일부터10일까지 문화예술전용극장 CT에서 공연. 053)256-0369.

◆판타지 액션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대구시립극단이 DIMF에 처음으로 참가해 내놓은 작품으로 기존 로미오와 줄리엣에 동양적인 색채와 액션을 덧씌운 뮤지컬이다. 공식 초청작 가운데 유일하게 야외무대에서 전석 무료로 이뤄진다는 점과 각각 로미오와 줄리엣을 맡은 이상범 씨와 권민지 씨가 신인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배경이 동양이다 보니 독고성이나 빙백선 등 캐릭터 이름도 모두 동양적으로 바뀐다. 하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은 자칫 이름을 바꾸면 관객들이 모를 수 있어 그대로 놔두었다는 것이 대구시립극단 이국희 예술감독의 설명이다.

기존 작품에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이 주를 이루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사랑 이면에 있는 인간의 분노와 시기 등 근원적인 욕망에 초점을 맞추었다. 두 집안의 대결구도가 전면에 나타나면서 무협이 많이 삽입됐다. 또 두 캐릭터가 동양적 색감을 유지하면서 감정을 무용이나 영상으로 표현해 색다름을 준다. 이 감독은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는 한 없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 바로 사랑과 갈등이며 로미오와 줄리엣도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싸우고 갈등하면서 그 속에서 사랑이 꽃핀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25일까지 두류공원 코오롱 야외음악당 공연. 053)606-6322.

◆뮤지컬 '투란도트'

(사)대구뮤지컬페스티벌이 제작한 대형 뮤지컬로 DIMF 시작 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다. 개막작으로 한창 공연 중인 이 작품의 두 주인공은 뭐니 뭐니 해도 공주 '투란도트'와 왕자 '칼라프'다. 두 캐릭터의 특징은 오폐라 '투란도트'에서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어머니의 잔인한 죽음으로 말미암은 증오와 복수로 차가운 두 개의 심장을 가진 얼음공주로 표현된다. 왕자 칼라프의 사랑을 철저하게 외면하는 인물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투란도트 어머니에 대한 치욕적인 부분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왕자 칼라프는 나라가 망해 왕인 아버지와 함께 유람을 하던 중 우연하게 투란도트를 보고 한눈에 반해 그녀의 사랑을 얻고자 목숨까지 거는 인물로 그려진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눈여겨볼 캐릭터는 시녀 '류'다. 희생적인 여인상으로 그려지는 류에게 작은 등불을 들게 한다. 연출을 맡은 유희성 감독은 "등불은 혼탁한 시대에 희생과 봉사의 정신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를 통해 사랑을 깨닫자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했다. 26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 공연. 053)622-1945.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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