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육상 언제부터 열리는지 아시는분…" 마지막까지 대구 위한 코멘트

"다 보여줘야죠!"

인터뷰가 끝난 뒤, 객석에서 본 무대 위 인순이는 역시 데뷔 33년의 베테랑 가수다웠다. 노래만 부르는 것이 아니라 무대 퍼포먼스도 화려했고, 무엇보다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모습이 진정한 톱가수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기에 충분했다. 추정컨대 H백화점이 3명의 '대형' 가수들을 거액(중소기업 회사원의 1년 연봉 정도)을 들여 섭외했을 때는, 관객을 매료시키는 힘을 믿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후배 가수 성시경이 '군 입대하고 제대 후 3년 가까운 기간 동안 많이 변했다'고 하자, "요즘은 3∼4개월 만에 확확 변하는 세상"이라며 전역했으니 시대의 흐름에 맞춰, 더 활발하게 활동해 줄 것을 당부했다.

무대 위에선 무대 뒤 대기실에서보다 더 자유인이었다. 한 학생이 휴대폰 카메라를 들고, 무대 앞으로 나오자 인순이는 예쁘게 'V자'를 그려줬다. 하지만 이 순간, 경호원이 무대 앞으로 나와 제지하자 "여보세요. 놔두세요. 이 분도 미래의 H백화점 큰 고객이 될 분이에요. 괜찮으니 찍도록 두세요"라고 순간 재치있게 대응했다.

'딸에게'란 곡을 부르기 전에는 자신의 딸 세인이에게 느끼는 애틋한 감정(미안함과 고마움)을 한껏 담아낸 뒤, 온 몸에 땀을 흘리며 절절하게 노래 가사 하나하나를 딸을 가진 부모들이 공감하도록 열창했다. 이것이 바로 '인순이만의 브랜드'라는 생각도 들었다.

마지막까지 대구를 위한 멘트도 잊지 않았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언제부터 언제까지 열리는지 아시는 분 손들어 주세요." 이어 인순이는 "8월 27일부터 9월 4일까지"라며 또박또박 되새겼다.

권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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