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가 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에 들어가는 궤도빔의 안전한 수송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서대구화물터미널 인근 공장에서 제작 중인 강철 궤도빔은 길이 12~30m로 무게가 85t에 이른다. 또 운반용 특수 트레일러까지 포함하면 총 중량이 173t에 달해 제작공장에서 3호선 출발지인 북구 강북 지역으로 옮기려면 교량을 두 번이나 통과해야하는데, 교량이 육중한 화물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
이에 도시철도건설본부는 28, 29일 경북대 방재연구소의 자문으로 북구 매천대교와 동천교를 대상으로 교량구조 안전시험을 진행하기로 했다. 실제 운송에 사용되는 특수 트레일러에 21t 무게의 하중을 실어 시범적으로 다리를 건너보겠다는 것.
매천대교와 동천교는 3호선 팔거천 구간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하는 교량이다. 도시철도건설본부 측은 구조 설계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자신하지만 교량에 지금까지 다녀 본 적이 없는 하중이 가해질 때 나타날 수 있는 여러 상황들에 대해 진단하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들 교량이 수백t의 하중을 견딜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역 시민사회단체 한 관계자는 "매천대교와 동천교는 도로통행 제한 규정에 축하중 10t, 총 중량 40t 이하의 차량만 통행할 수 있도록 돼있다"며 "교량 설계기준에 나온 이론적 수치만으로는 안전하다고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들 교량의 도로통행 제한 규정은 일반인들의 우려와 달리 길이 10m에 총 중량 40t의 차량이 교각 사이 1개 차로에 줄지어 들어선 경우를 가정한 것이라는 얘기다. 교각 사이 거리가 50m인 점을 감안하면 200t까지 무리가 없다는 것.
경북대 박문수 교수(토목공학과)는 "실제 운송 트레일러의 길이는 42.3m이고, 총 무게는 173t이다. 또 110개의 바퀴에 하중이 분산되기 때문에 이는 축하중도 5t 정도로 설계 기준 미만"이라며 "260t 무게의 판교 열병합발전소 터빈도 같은 종류의 트레일러로 무리 없이 운송했다. 게다가 교량 통과 시간이 30초~1분에 불과하기 때문에 교량 구조물에 크게 피로를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시철도건설본부는 안전 진단 결과 특별한 이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교통 체계 등 여러 문제를 검토해 8월부터 팔거천 구간에 궤도빔을 시험 가설할 계획이다. 도시철도건설본부 한 관계자는 "2013년 3월까지 474번에 걸쳐 궤도빔을 옮길 예정이지만 안전 시험 결과 교량에 구조적인 문제가 판명되면 교각에 H빔을 이용해 구조 안전성을 보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궤도빔 운송 트레일러…바퀴 수 48개 '나로호' 운송 동일 차종
무게가 85t의 궤도빔을 옮기는 데는 특수 트레일러와 트랙터가 사용된다. 대형 트랙터와 바퀴 수가 48개인 트레일러 2대, 24개인 트레일러 1대 등 4대가 1개조를 이룬다. 트레일러는 국내 최초 우주발사체인'나로호'를 운송했던 것과 같은 차종으로 길이는 42.3m, 차량 무게만 88t이고 적재 하중은 455t이다. 바퀴 수가 많은 것은 하중을 분산해 도로나 교량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 트레일러를 끄는 트랙터도 특수 차량으로 독일의 만(MAN)사와 스웨덴 볼보(VOLVO)사의 차량이 사용된다. 1만2천130cc 배기량에 1천800마력이다. 길이는 길지만 폭이 3m여서 일반 차로에서도 운행이 가능하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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