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흘린 땀만큼 두둑해진 '인생 스펙'

농활 값진 체험 대학생들

기말고사를 끝낸 대학가는 이제 긴 여름방학으로 접어들었다. 대다수 학생들이 학원과 도서관에서 취업에 필요한 외국어를 배우고 자격증 공부를 한다. 일부는 대학등록금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든다.

하지만 여기, '취업 스펙'보다 봉사와 체험을 통한 '인생 스펙'에 더 가치를 둔 대학생들이 있다. 뙤약볕 아래서 값진 땀을 흘리는 대학 농촌봉사 활동 이야기다. 단순한 일손 돕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교육이나 의료와 같은 꼭 필요한 봉사로 방향이 바뀌고 있다.

◆농활도 지식나눔

대구가톨릭대 총학생회 간부, 물리치료학과 재학생 40여 명, 농촌봉사활동 신청 학생 등 100여 명은 22~26일 봉화군 춘양면의 4개 마을에서 농활을 펼쳤다.

물리치료학과 학생들은 동네 어르신을 대상으로 마사지 봉사를 펼쳤고, 물리치료사 면허를 가진 졸업생들까지 동참해 물리치료기기를 이용한 전문적인 치료를 제공했다. 물리치료는 의료서비스 환경이 비교적 열악한 농촌지역의 노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들은 물리치료가 없는 시간에는 사과즙 짜기 봉사에도 나서 농촌 일손을 도왔다.

사범대 학생 35명은 다음달 25~27일 문경시 영순면의 영순초등학교에서 이 학교 초교생 40여 명을 대상으로 '햇살학교'의 문을 연다. 사범대 학생들은 자신들이 만든 교구를 활용해 학생들의 창의력과 사고력을 높일 수 있는 국어, 영어, 수학 등의 과목별 수업을 진행하고 체육대회도 연다. 어린이들과 함께 야영하며 정을 나누고 꿈과 희망을 심어줄 예정이다.

사범대 학생회장인 이동영(22) 씨는 "예비교사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봉사활동 기간 이후에도 서로 연락하며 진학 지도나 상담을 해주는 등 멘터 역할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익만점보다 값진 경험

대구대 학생 700여 명은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까지 농활에 나선다.

일손이 부족한 청송, 봉화, 영양 등 경상도 일원의 8개 지역 농가에서 농산물 수확, 환경 미화뿐 아니라 다문화족과 함께하는 캠프, 벽화그리기와 같은 봉사활동도 함께 한다.

학생들은 24~27일 주왕산 국립공원을 찾아 시설물 도색'보수 활동을 펼치고, 인근 청송지역 다문화가정의 학부모와 자녀들을 초청해 어린이 한글 놀이 캠프를 운영했다. 같은 시기 총학생회 주관으로 110여 명의 학생이 특산물을 재배하는 경주지역 농가를 찾았다. 파프리카와 블루베리 농장에서 수확이나 김매기 등 펼치고, 농기자재 창고정리, 비닐하우스 철거 등 힘든 일을 지역 농민들과 함께 했다.

공과대학 140여 명은 다음달 초까지 의성군에서 감자 캐기에 나서고, 테니스 동아리 학생들은 칠곡에서 특산물인 참외와 대추토마토 수확을 돕는다. 정보통신대학 100여 명의 학생들은 영덕 해변가 정화 작업을, 인문대와 생명환경대 100여 명의 학생은 영양군에서 잡초 제거와 농가 창고 정리 등의 노력봉사를 할 예정이다.

총대의원회 의장인 김기태(26'정보통신공학부) 씨는 "올해는 시청이나 군청 등과 협의해 실질적으로 일손이 필요한 농가에 우선적으로 인원을 배정했다"며 "서툴지만 학생들의 노력이 농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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