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논술 톺아보기] 예상반론 차단하는 개요 짜기-개요 작성 3

나의 주장과 근거가 논리적이라 해도 늘 상대에게 설득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상대는 상대 나름의 반박 논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는 주장과 함께 예상 반론과 재반론을 준비해야 한다. '당신이 걱정하는 이런 점을 나도 고민하였소. 하지만 그 문제보다 이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나는 이 입장을 지지하오.'라든지, '당신이 걱정하는 문제는 이렇게 해결하면 되지 않소? 그러니 내 말을 들어요.'라는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다.

이번에는 예상반론을 차단하는 개요를 작성해 보자. 논리구조는 '주장-근거-예시-예상반론-재반론-대안-재주장'이다.

바이오연료 개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예상반론과 재반론을 넣어 서술하시오.

주장 : 바이오연료의 개발을 계속 해야 한다.

근거 : 바이오연료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미래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예시 : 옥수수로 만든 에너지는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고, 해마다 수확할 수 있기 때문에 무한재생이 가능하다.

예상반론 : 물론 곡물을 연료로 사용함으로써 기아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는 반론이 있다.

재반론 :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화석연료는 바닥이 날 것이며, 현재의 문명생활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대체에너지는 꼭 필요하다.

대안 : 기아 문제는 바이오연료 개발을 포기하는 것으로 해결하려 들지 말고, 곡물 유통구조의 혁신과 농업생산성의 증가로 해결해야 한다.

재주장 : 따라서 인류의 지속적인 생존을 위해 바이오연료 개발은 계속되어야 한다.

논리적 인과관계를 유심히 살펴보자. 바이오연료 사용의 근거를 대체에너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 화석연료는 환경오염-온난화 유발-생태계 파괴-인간 생존 위협이라는 패러다임을 낳고, 나아가 곧 고갈될 연료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으니 사례에서는 그 두 가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제시되어야 한다. 즉 바이오연료가 여러 문제가 있지만 화석연료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이때도 예시는 구체적인 수치와 명칭을 거론하는 것이 좋고, 다양할수록 좋다.

다음 예상반론으로 들어가 보자. 예상반론은 바이오연료 개발의 문제점 중 하나를 선택하여야 한다. 물론 자신이 반박할 수 있는 논리를 가져와야 하는데 간혹 학생들 중 예상반론에 더 많은 비중을 할애하는 학생이 있다. 개요에서는 원고의 양과 비중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예상반론은 여러 가지 반론 중 하나만 선택하면 된다.'네 의견이 이러저러하여 문제가 있으니 내 의견이 맞다.'라는 주장보다는 '내 의견의 장점이 이러저러하여 더 많으니 내 의견이 맞다.'의 논리가 더 좋다. 긍정적 요인을 확대하고 부정적 요인 중 대표적인 것을 반박하는 것이다. 재반론은 근거를 확대한 것으로, 상대의 논리보다 더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원리로 접근해야 한다. 즉 일부의 기아문제 대 인류 전체의 생존 문제로 대립각을 세움으로써 사안의 시급함을 강조한다. 상대가 걱정하는 기아문제를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여 해결해 주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논리로 상대를 이끌 수가 있다. 대안을 제시하여 상대의 걱정을 해소시켜라. 이것 또한 개요 짤 때 꼭 기억해야 할 부분이다.

논술문제로 제시되는 대부분의 갈등 상황은 해결책이 없어서가 아니라 중점을 두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한다. 상대가 걱정하는 문제를 함께 해결하겠다는 태도로 접근하지 않으면 팽팽한 차이는 좁혀지지 않는다. 내 주장을 인정받고 싶으면 상대의 고민을 함께 해결해 주어야 한다. 이렇게 논술은 내가 이기고 상대가 지는 적자생존이 아니라 나와 상대가 함께 공존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다.

이금희(대구통합교과논술지원단, 대구공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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