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스의 연고지 고양시 이전이 27일 KBL 이사회를 통과했다. 이로써 오리온스는 1997년 출범 원년부터 연고지를 삼았던 대구를 떠나 2011-2012시즌부터 고양시를 연고지로 삼아 뛰게 됐다. 하지만 KBL 이사회가 명분 없는 오리온스의 연고지 이전에 손을 들어주면서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대구시와 대구시농구협회, 지역 농구팬들은 "KBL이 오리온스의 일방적인 연고지 이전을 승인한 것은 내부 규정을 어긴 것"이라며 "프로구단의 수도권 집중화를 가속화해 지방농구를 말살시키려 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날 KBL을 방문, 대구시민들의 뜻이 담긴 항의 서한을 전달한 대구시는 대구체육관에 대한 시설 투자비용과 시설 사용료 감면 비용 등을 돌려받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1997년 원년부터 15년간 연고지 구단인 오리온스에 각종 혜택을 부여했다"며 "법률적 검토를 통해 체육관 개보수 비용, 시설 사용료 감면분에 대해 환수 작업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구시는 2009년 34억원을 들여 대구체육관을 농구 전용경기장으로 개'보수했고 조례개정을 통해 체육관 사용료도 대폭 낮췄다. 시는 1997년 관중 입장료의 25%를 받던 체육관 사용료를 2005년 5월 15%로 인하했고, 2009년 11월에는 10%까지 내렸다. 이에 따라 2008-2009시즌 4천618만원이던 체육시설 사용료는 2009-2010시즌엔 2천827만8천원으로 줄었고, 2010-2011시즌엔 1천868만2천원으로 감소했다.
대구시농구협회는 "이번 오리온스의 연고지 이전 건은 그동안 모그룹의 변경과 달리 그룹과 구단의 일방적 결정이고 정관에 못 박은 '특별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만큼 오리온스의 연고지 이전은 취소돼야 한다"고 반발했다. 또 대구시농구협회는 "프로농구가 수도권 지역민만을 위한 스포츠가 됐다"며 "KBL은 유소년 농구와 지방 농구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리온스 팬들은 오리온제품 불매운동 및 프로농구 무관중 운동 등을 펼치기로 했다. 오리온스 서포터스 '넘버원 오리온스'는 "오리온스는 성원해준 팬들에게 테러와 같은 일을 저질렀다. 연고지 팬들뿐 아니라 농구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이번 사태에 대해 진심이 담긴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오리온스는 이달 14일 대구시와 아무런 협의 없이 고양시와 연고지 이전 양해각서(MOU)를 체결, 연고지 이전을 공식화했고 15일 신청서를 제출, 이날 최종 승인을 얻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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