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겹게 살고 있는 소년소녀가장과 홀몸노인을 돕기 위해 거리공연을 펼치고 있어요. 시민들이 공연을 보고 한푼 두푼 모아주는 정성이 외로운 이웃에게 큰 힘을 줍니다."
이달 23일 오후 대구 중구 곽병원 맞은편 배치과 지하 1층. 100여㎡(30여 평) 남짓한 공간에서 30, 40대로 보이는 음악 동호인 20여 명이 반주기에 맞춰 음악연습을 하고 있었다. 중년들의 귀에 익숙한 '7080' 풍의 노래를 목청껏 뽑아보기도 하고 몸을 흔들어대며 색소폰을 멋들어지게 연주했다.
이들은 음악 봉사단체인 '사랑의 노래 봉사단'(사노봉) 회원들로 소년소녀가장과 홀몸노인 돕기 거리 모금공연과 복지시설 봉사공연을 위해 매주 목요일 모여 음악 연습을 하고 있다.
"매월 셋째, 넷째 주 일요일에 한 번씩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상설무대에서 모금공연을 펼쳐요. 모금공연도 벌써 3년이 넘었고요. 시민들의 관심이 커 3시간 공연에 40만~50만원 정도 성금이 모이죠. 공연 때마다 회원들의 열정은 말할 것도 없고요."
사노봉은 이달 5일 동성로에서 공연을 펼친 데 이어 다음달 24일에도 동성로 상설무대에서 모금공연이 예정돼 있다. 또 매달 초 복지시설 봉사공연도 하고 있다.
1980년대 대구지역 통기타 모임인 '코러스' 멤버들이 주축으로 2007년 결성된 사노봉은 회원 수 700여 명에 활동회원은 50여 명이다. 이 중 공연 때마다 장애인 회원도 5, 6명씩 참여한다.
"30여 명의 후원 회원들이 큰 힘이 되고 있어요. 윤재섭 씨는 연습실을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도움을 주고 있고 윤종백 흑설삼 대표는 매월 20만원씩, 하양여고 선생님 한 분도 5만원씩 보내주고 있지요. 또 개그맨인 '떴다 김샘'은 동성로 모금공연 때마다 사회를 맡아주고 있어요."
공연에서 모금한 성금은 해마다 소년소녀가장 5가구를 선정해 매월 10만원씩 지원하고, 홀몸노인 4, 5가구에는 연말에 쌀을 전달하고 있다.
"활동 회원들도 가수를 비롯해 공무원, 회사원, 주부 등 다양합니다. 언더그라운드 출신인 가수 배재혁, 김동식은 앨범까지 냈고 가수 최호동(44)은 제5회 KBS 장애인가요제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어요. 이 밖에도 대구은행 지점장 출신인 민경탁 씨는 플루트 연주로, 한무규 한의사는 노래 봉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음악 감독은 초대단장을 역임했던 휠체어 가수 이영기(49) 씨가 맡고 있다. 이 감독은 노래와 기타 실력이 대단해 회원들의 음정, 음률 등을 지도해주고 있다.
"올해부터는 거리공연을 할 때마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홍보까지 겸하고 있어요. 무대 뒤에 플래카드를 설치해 관람객들에게 육상대회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사노봉은 동산병원, 파티마병원, 영남대병원을 비롯해 성보재활원, 자유재활원 등지에서 봉사공연도 하고 있다.
"요양원 봉사공연 때는 평소 말이 없으신 어르신들도 음악으로 재롱을 떨면 말문이 열리면서 즐거워합니다. 작은 마음의 베풂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되었죠."
봉사공연 때는 20여 명 이상 회원들이 참여하며 배준철(44) 총무 등 상당수 회원은 봉사마일리지가 600~700시간을 넘는다고.
"사노봉의 재정이 열악해 음악 연습장을 다섯 번 옮겨다녔어요. 전용연습 장소라도 있으면 회원들이 마음 놓고 음악 연습에 열중할 수 있을 텐데요."
남병윤(46) 사노봉 단장은 "체계적인 음악봉사를 위해 사농봉의 사단법인화 목표를 갖고 있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회원들의 단합을 이끌어 오랫동안 음악봉사를 펼치겠다"고 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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