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 근대역사관 안전 문제 잘 살펴야

낡은 문화재 건물을 완벽한 보수 없이 대구 근대역사관으로 바꾸면서 안전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근대역사관은 지은 지 80년이 된 옛 조선식산은행(한국산업은행) 건물을 93억여 원의 예산을 들여 개보수해 올해 문을 열었다. 전시물의 가치나 다양성 등을 떠나 문화재와 대구 근대사의 흔적을 동시에 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하지만 근대역사관은 많은 사람이 드나드는 전시관이라는 점에서 무엇보다 먼저 안전을 염두에 뒀어야 한다. 기우일 수 있겠으나 관객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만에 하나 불상사가 생긴다면 그 의미와 상징성이 퇴색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도 "한꺼번에 많은 관람객이 몰리면 하중 때문에 급격한 훼손이나 변형이 올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개관 당시 자문위원들이 문화재 훼손 등을 이유로 전시관 용도로는 적합지 않다는 의견을 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문화재를 원형대로 보존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수백 년 된 건물도 외형에는 손대지 않고 내부는 용도에 맞게 고쳐 쓰거나 정기적으로 개보수해 안전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외국의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내부 목조 구조물을 철골로 바꿔 한 해 수백만 명이 드나들어도 문제가 없도록 조치한 일본 오사카성의 사례도 눈여겨봐야 한다.

근대역사관이 구조 안전 진단 결과대로 전체적인 안전성에는 이상이 없겠지만 관객들의 쾌적한 관람을 위해 안전 보강 조치는 필요하다. 문화재라는 이유 때문에 지나치게 규정에 얽매여 안전 조치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은 근시안적인 발상이자 문화재 관리상의 경험 부족을 자인하는 것이다. 여러 사례를 참고해 안전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를 대구시에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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