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슬로시티 인증을 지역 발전 계기로 삼자

상주시와 청송군이 경북에서는 처음으로 슬로시티(Slow City) 국제 인증을 받았다. 슬로시티는 '여유와 행복이 깃든 마을'을 뜻하는 것으로 빠르게 발전하는 현대사회의 대도시화에 대응하는 개념이다. 국내에서는 2007년 전남의 신안, 담양, 장흥, 완도 등 4개 군을 시작으로 상주와 청송까지 8개 시군이 인증을 받았다. 전 세계적으로는 20개국 135곳이 선정돼 있다.

슬로시티 인증 절차는 까다롭다. 인구 5만 명 이하에다 철저한 자연생태계 보호, 유기농법에 의한 지역 특산물 생산 등이 주요 심사 항목이다. 또 4년마다 재심사를 받아야 한다. 삼백의 도시인 상주는 함창읍의 명주마을, 은척면의 막걸리, 이안면의 전통옹기가, 청송군은 파천면의 한지'양반 음식, 부동면의 청송 백자와 자연경관이 실사단의 높은 평가를 받아 선정됐다.

사실 중소도시는 모든 것이 집중한 대도시와의 경쟁에서 이기기가 힘들다. 특히 국토가 좁고, 고속철과 도로가 발달해 전국이 하루 생활권인 우리나라의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런 점에서 슬로시티는 중소도시 발전의 한 방향이 될 수 있다. 최근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끄는 슬로푸드 운동이나 은퇴한 낙향 인사를 겨냥한 실버시티 조성과 같은 맥락이다.

상주와 청송은 이번 슬로시티 국제 인증을 지역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러나 인증만으로 경쟁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슬로시티에 걸맞은 자연환경 보호나 지역 특산물 브랜드 개발이 필요하다. 지속적인 발전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슬로시티는 단순한 국제 인증이 아니라 대도시 집중화와 농촌 공동화에서 비롯하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의 경쟁력도 키울 수 있는 대안이다. 정부와 지방자치 단체의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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