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남을 위해, 자신의 안위보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우리 곁에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구급대원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소방을 주 임무로 하는 119가 구급업무를 시작한 것은 1981년부터이다. 그 이전에는 화재현장에서 발생한 생명이 위독한 환자를 소방차에 태워 병원에 이송하는 것이 주 업무였다. 그러다 야간에 발생한 응급환자의 경우 야간 통행금지 때문에 병원 이송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 부산소방본부와 대전소방서 등 6개 소방기관이 야간(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의 응급환자를 소방차에 태워 무료로 병원에 이송한 것이 119 구급의 시초였다고 한다.
이러한 119 구급이 주민의 호응을 얻자 서울소방본부는 1982년 1월 서울시장 방침 제22호를 제정해 구급차 9대, 구급대원 54명으로 구성된 119 구급대를 발족하여 소방 구급업무의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초창기 구급대원의 복장은 작업복, 백색 완장 백색 머플러로 정했고 이송 대상자는 사망자와 행려병자를 제외한 응급환자 중 보호자가 있는 경우로 한정되었다.
1983년 정부가 소방법을 개정, 소방의 기본 업무에 구급을 포함시킴으로써 119 구급대는 법적 근거를 갖추게 되면서 보다 적극적인 구급활동을 시작하였으며, 이에 따라 이듬해인 1984년부터 전국의 모든 소방관서에 119 구급대가 설치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그간의 활약으로 119 구급대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응급상황에서 누구나 찾는 구급대로 거듭났다. 특히 삼풍백화점 사고에서의 헌신적인 구급활동과 외국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대한민국의 구급대원이라는 국가적 사명 완수에 조금의 부족함 없이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너무나 안타까운 일들이 전해지고 있다. 국민의 일이기에 구급대원은 헌신적인 활동을 그간 전담해 왔다. 더욱이 내 아이를 위해, 내 부모를 위한 그들의 고귀한 헌신은 국민 모두에게 영원히 뜨겁게 감사함으로 남아있다.
6월 25일 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 진별리 계곡에서는 실종된 이모(3) 양을 수색하다 급류에 떠내려갔던 영월소방서 소속 이창호(30) 소방교가 숨진 채 발견되었다. 경찰과 소방대원, 인근 주민 등 30여 명은 이들이 실종된 주변 물속과 밖에서 합동 수색 작업을 벌였으나 실종된 구급대원 이 소방교는 실종 22㎞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안타깝게도 숨진 채 발견된 것이다. 실종된 이 소방교는 사라진 여아를 찾기 위해 도로공사를 위해 임시로 막아놓은 보 주위 물속을 수색하다 이 같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른 살의 젊은 구조대원은 유족으로 임신 3개월 된 부인과 돌이 갓 지난 어린 딸이 있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어린 생명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고 이 소방장의 영결식이 고인이 근무하던 소방서에서 엄숙하게 거행됐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먼 곳으로 떠나셨습니다. 다하지 못한 세상의 인연을 남긴 채 떠나신 당신의 영전에 고개 숙여 명복을 빕니다." 올해 나이 30살의 고 이창호 소방장은 지난 2005년 11월에 임관해 영월소방서에서 구조와 구급활동을 벌여왔다고 한다. 투철한 사명감으로 늘 맡은바 임무에 충실한 모범적인 119 구조대원이었기에 동료들의 슬픔 또한 컸다.
대한민국에서는 어린아이들도 이제는 응급한 상황이 되면 119를 찾으며, 휴대전화 응급 전화번호 등록에는 처음부터 119가 등록되어 있다. 그것은 바로 이분들과 같은 이 시대 위대한 영웅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편으로, 지하철에서 80대 노인이 봉변을 당해도 어느 누구 하나 도움을 주기 꺼려하는 우리, 아직은 철이 없어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지르는지도 모르고 잘못을 저지르는 아이들을 나무라지 않는 우리, 나와 내 가족과 관계없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피하고 외면하는 우리의 일그러진 자화상이 부끄러운 하루였다. 이제 우리 모두는 저 젊은 소방교처럼 미래 대한민국을 여는 영웅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떳떳하고 자신 있게 살아갈 수 있는 대한민국을 건설해야 한다.
정한철(유아교육 전문가·한국 헤티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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