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섹스심벌과 결혼한 극작가 아서 밀러

극작가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버나드 쇼의 유명한 일화다. 어느 날 유명 여배우가 쇼에게 "나의 아름다운 육체에 당신의 지성을 합한 아이는 얼마나 훌륭할까요?"라며 청혼했다. 쇼가 답하길 "나의 육체에 당신의 두뇌를 가진 아이란 얼마나 불행할지 생각해 주시오"라고 했다나.

지성과 육체의 합일(合一)은 불가능한 일인지 모른다. 그래서 하느님은 공평하다고 하지 않은가. 1956년 오늘, '세일즈맨의 죽음'으로 유명한 극작가 아서 밀러(1915~2005)와 육체파 여배우 메릴린 먼로(1926~1962)가 결혼했다. 미국 언론들은 '지성과 육체의 결합'이라는 제목으로 대서특필했다.

극작가는 14년간 살아온 첫 부인을 걷어차고 그녀의 품으로 달려갔고, 아버지 얼굴도 모르고 배운 것 없는 섹스심벌은 극작가의 지성에 경외심을 가졌다. 둘은 행복했으나 1957년 먼로가 유산하면서 틈이 생겼다. 먼로는 남편에 대한 열등감과 히스테리에 휩싸여 술과 약물을 탐닉했고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1961년 '성격상의 차이'를 이유로 이혼했고, 먼로는 다음해 요절했다. 역시 부부는 갖가지 조건보다는 '정신적 교감'이 우선한다는게 진리가 아니겠는가.

박병선(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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