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어학연수 가는 동기들이 제 둘째 딸애와 나이가 같아요. 다들 이모라고 부르는데 젊은 학생들 못지않게 열심히 영어 공부할 겁니다."
지역 한 전문대의 50대 '아줌마 대학생'이 자녀뻘인 대학생들과 함께 해외 어학연수를 떠나기로 해 화제다.
주인공은 다음달 1일 '대구산업정보대 2011 하계 어학연수단' 14명과 함께 한 달 간 필리핀 바기오에서 어학연수를 받는 장순득(53'대구시 수성구 지산동) 씨. 대구산업정보대 호텔조리계열 1학년인 장 씨는 최근 어학연수단 선발을 위해 열린 교내 어학시험을 통과, 학교 측의 경비 지원을 받고 해외어학연수를 간다.
장 씨는 "대학에서 어학연수생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았을 때 가슴이 뛰었다"며 "영어회화 공부를 꾸준히 한 덕분인지 무사히 통과된 것 같다"고 말했다.
20대 초반 새내기들로 구성된 어학연수단에서 장 씨는 단연 화제의 인물이다. 연수단 학생들은 최근 가진 오리엔테이션에서 자신들의 부모님보다도 나이가 많은 장 씨를 자연스럽게 '이모'라고 부르며 애정을 보였다.
공무원인 남편(53)과 3명의 자녀(대학생 2명, 중학생 1명)를 둔 장 씨는 대학 진학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전업주부였다. 하지만 자녀들의 사교육비를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 시작한 영어 공부가 늦깎이 대학생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줬다. 대학 진학한 후에도 낮에는 공부, 밤에는 대형소매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다.
장 씨의 대학 입학과 해외 어학연수 참여 동기는 자녀 때문이다. 미국 의학전문대학원 진학을 꿈꾸는 큰딸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갈 예정인데, 한식조리사 자격증이 있으면 미국에 정착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변의 조언이 있었다. 장 씨는 졸업 후 미국에서 생활하더라도 영어 공부를 계속하고 싶다고 했다.
장 씨는 "제 또래 친구 대부분이 하던 일도 그만두고 여유를 찾고 있지만, 저는 30년 새 인생을 다시 설계한다는 마음으로 공부와 일을 시작했다"면서 "몸은 비록 힘들겠지만 꿈을 위해 열심히 어학연수를 하겠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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