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구미 해평면 청소년수련원. 러시아 교포 4세 청소년 30명이 한국어 공부에 한창이다. 잠시 쉬는 시간에는 삼삼오오 모여 앞선 시간에 배운 공기놀이에 푹 빠졌다. 일부 청소년들은 꽹과리와 장구 등을 쳐 보며 한국의 멋에 흠뻑 젖어들었다.
이들은 (사)동북아청소년협의회(이사장 배선호) 초청으로 27일 입국한 사할린 거주 교포 4세와 인솔교사들이다.
할아버지 고향에 처음 왔다는 임발레리아(14) 양은 "할아버지와 할머니에 대한 기억은 없지만, 그분들의 고향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면서 "모국어 연수에 참가해 기쁘다. 한국 전통문화에 대해 많이 배워가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다음 달 10일까지 안동 하회마을과 민속촌, 병산서원, 경주 불국사와 박물관 등 한국 문화유산을 둘러본 뒤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농심공장 등 산업체 견학을 통해 한국의 발전상을 살펴본다. 이어 구미 금오산과 금오랜드 등을 관광하고, 대형마트 쇼핑 등 한국문화를 체험한 뒤 11일 귀국할 예정이다.
모국연수 14박 15일간 드는 비용은 경상북도와 동북아청소년협의회가 전액 지원했다.
러시아 교포 4세 모국 연수단은 사할린 한국교육원이 유즈노사할린스크를 비롯해 사할린 각지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을 선발했다.
1997년 창립된 동북아청소년협의회는 러시아에 거주하는 교포 3'4세 청소년들을 초청해 모국어 연수를 실시, 교포 청소년들에게 한민족에 대한 자긍심을 일깨우고 자신들의 뿌리의식을 심어주는 등 민간외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배선호 이사장은 "러시아 교포 1세들의 경우 대부분 일제강점기에 본인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강제징용으로 끌려갔던 한민족의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안고 살아왔다"며 "교포 후손들이 아픈 역사를 제대로 알고 그동안 한국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눈으로 보고 느껴 한민족의 후예란 자긍심을 가지고 돌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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