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시즌 중반 단독 1위로 뛰어오른 삼성 라이온즈가 본격적인 여름 사냥에 나선다.
삼성은 전통적으로 여름에 강했다. 올 시즌 역시 날씨가 더워지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삼성은 4월 한 달 동안 13승10패를 거두며 중위권 대열을 유지했다. 주중 및 주말 3연전에서 2승1패 또는 1승2패를 거두며 승률 0.500에 초점을 맞췄다. 5월에도 그다지 두드러진 성적은 아니었다. 5월 중순 한때 5연승을 달리기도 했지만 12승2무10패로 마감하며 25승2무20패로 순위표 3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플레이오프 자격이 주어지는 4강 내에 드는 것에 만족하며 힘을 비축했다. 이때까지 삼성은 마운드로 버텼다.
마침내 여름이 본격화된 6월. 시작과 함께 3연패에 빠졌으나 삼성은 이를 극복하고 연승을 반복하며 1위로 올라섰다. 4~8일 4연승을 거두며 승수를 차곡차곡 쌓았고, 10~16일 6연승을 달리며 순위를 4위에서 2위로 끌어올렸다. 19~23일 또다시 4연승 잇기에 성공하며 선두 SK를 압박했고, 28일 LG를 누르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왔다. 29일까지 15승7패. 승률이 0.682에 이른다. 4, 5월을 힘겹게 보낸 투수들의 피로로 평균자책점은 4.59(6월)로 시즌 평균인 3.55로 치솟았지만 침묵했던 방망이가 터졌다. 이달 팀 타율은 무려 0.305. 날씨가 더워지면서 호쾌한 공격야구가 시작된 것이다.
삼성은 지난해에도 6월 23일 잠실 두산전부터 7월 7일 인천 SK전까지 12연승을 질주하며 2위로 올라섰다. 특히 7월에는 18승3패로 확실한 여름 강자의 면모를 드러냈다. 2009년 7월엔 13승7패, 2008년엔 13승10패를 거뒀다.
삼성이 여름에 강한 것은 무덥기로 소문난 대구의 날씨 덕분이다. 인조잔디가 깔린 대구시민야구장에서 한여름 선수들이 느끼는 체감 기온은 섭씨 40도에 이른다. 원정 팀들에게 더위 적응은 쉽지 않다. 상대 더그아웃이 있는 1루 쪽은 오후에도 햇빛이 비치고 예열 된 기운이 밤까지 기승을 부린다. 열기를 머금은 인조잔디에 햇빛을 마주하고 경기 전 훈련을 해야 하는 상대팀으로서는 경기에 들어가기 전 녹초가 된다. 삼성이 3루 쪽을 홈 더그아웃으로 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따라서 삼성은 더위에 적응한 홈경기에서 힘을 낼 수 있고, 대구보다 덜 더운 원정경기에선 피서지(?)를 찾은 기분으로 파이팅을 할 수 있다.
안정된 마운드도 여름 강자가 된 비결이다. 선발 로테이션이 꾸준히 지켜지고, 최강의 불펜진과 마무리가 뒤를 버티면서 체력 소모를 줄이고 있다. 류중일 감독이 선발투수에게 긴 이닝을 던지게 하는 것도 불펜의 체력소모를 덜어 주기 위해서다.
올 여름, 삼성이 일찌감치 힘을 내 대구 야구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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