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번국도를 따라서] 동해안 맛집

펄떡펄떡 싱싱한 놈이 4인분에 5만원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여행의 묘미 중 '먹는 즐거움'을 빼놓을 수 없다. 여행하면서 머무는 곳마다 토속 맛집을 찾는 것은 여행을 두 배로 즐겁게 한다. 동해안 7번 국도변은 가는 곳마다 독특한 음식점이 즐비하다. '한국의 나폴리'로 불리는 삼척 장호항을 바라보면서 싱싱한 회맛을 보는 것은 상상만 해도 가슴 설레는 일이다.

◆울진 해천탕

울진은 영덕과 더불어 대게의 고장이다. 울진군이 개발한 미식의 대명사는 '해천탕'이다. 해천탕은 음식 재료가 화려하다. 토종닭에 송이, 전복, 해삼, 가리비 등을 넣고 여덟 가지 약재를 추가해 푹 고아 낸 건강 보양식이다. 근남면 진복리 해오름식당(054-783-0300)을 찾으면 해천탕을 맛볼 수 있다. 직접 기른 토종닭에다 울진 옹기에 탕을 담아낸다. 해천탕 국물에 야채와 찹쌀을 넣어 끓인 걸쭉한 죽도 맛있다. 가격은 4인 기준 5만5천원이다. 2시간 전 예약해야 한다.

◆삼척 곰치국

곰치국이 별미다. 곰치국은 물곰탕이다. 삼척해수욕장 내 바다마을(033-572-5559)이 유명하다. 대구경북과는 달리 묵은김치를 숭숭 썰어넣고 곰치 살을 듬뿍 넣어 소금간으로 푹 고아 낸다. 시원하고 깊은 국물 맛이 일품이다. 곰치 살은 마치 순두부처럼 흐물흐물 풀어져 숟가락으로 떠먹어야 할 정도로 살이 연해 '바다 수제비'라고 부른다. 맛은 검은빛이 나는 수놈이 더 맛있다. 1인분 1만2천원. 물회는 삼척항과 임원항에서 싼 가격에 맛볼 수 있다.

◆강릉 초당순두부

초당순두부와 남항진 동치미 막국수가 대표적인 별미다. 초당순두부 전문점은 강릉 경포대 주변에 즐비하다. 동치미 막국수도 꼭 먹어봐야 할 음식이다. 삼교리 남항진점(033-653-0993) 등에 손님이 많다.

◆속초 아바이순대

속초의 대표 음식 중 아바이순대와 오징어순대, 대포항 소라네 새우튀김이 유명하다. 아바이순대는 돼지 대창에 선지와 찹쌀, 우거지, 숙주 등을 버무려 넣고 쪄낸 것이다. 오징어순대는 돼지 대창 대신 오징어를 쓴다는 점이 다르다. 냉면도 별미다. 가오리나 편육 대신 명태나 가자미식해를 넣는다. 청호동은 최근 들어 먹을거리 촌으로 변하고 있다. 속초 중앙시장에 있는 감나무 집(033-633-2306)은 감자옹심이 전문이다. 보기에는 허름해도 30년을 이어온 속초의 명물 맛집이다.

속초의 순두부도 유명하다. 미시령 터널을 지나 좌회전을 하면 유명한 학사평 순두부 마을이다. 이 중 김영애 할머니 순두부집(033-635-9520)이 유명하다. 1965년부터 약 45년 동안 순두부를 만들어 온 곳으로 메뉴는 순두부 하나뿐이다.

◆정동진 맛집

관광지라 맛있는 집이 즐비하다. 그 중 심곡쉼터(033-644-5138)는 감자옹심이, 수수부꾸미, 감자송편 등 강원도 토속음식만 취급한다. 정동진에서 금진방향의 심곡항 초입에 있다.

◆주문진시장 우보횟집

싸고 맛있는 회를 즐기려면 주문진시장을 지나치면 후회한다. 특히 대구경북인들을 친근하게 반기는 우보횟집(033-662-8755)이 있다. 5만원 정도면 3, 4명이 싱싱한 회를 실컷 먹을 수 있다. 주인 최광국(63)'김숙희(61) 씨 부부는 20여 년 전에 대구에서 주문진으로 와서 우보횟집을 열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영남향우회를 조직해서 회장을 역임하는 등 고향사랑에 열정적이다. 최 사장은 "주문진시장 내 횟집은 2㎞ 떨어진 청정 바닷물을 끌어와서 사용하기 때문에 가장 깨끗한 회를 드실 수 있다"고 소개한다.

주문진시장 입구에는 큼지막한 귀신고래 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귀신고래의 정식 이름은 '한국계 회색 고래'다. 고래 이름 중 '한국'이 들어간 유일한 고래로 신출귀몰하게 도망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몸길이는 15m, 몸무게 36t, 수명은 50~60년 정도라고 한다. 최근 학계에서 러시아 사할린 바다에 120여 마리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귀신고래는 1960년대 주문진 앞바다에서 많이 잡혔으나 1970년대 주문진시장에 팔린 것을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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