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모상기 "삼성 1위, 내가 지킨다"

8회 솔로포…4타수 2안타 2타점 '맹활약'

1일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롯데전에서 삼성 모상기가 8회 말 1사 후 동점 솔로 홈런을 터뜨리고 홈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롯데전에서 삼성 모상기가 8회 말 1사 후 동점 솔로 홈런을 터뜨리고 홈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라이온즈 모상기가 타석에 들어서면 관중들은 한목소리로 "홈런"을 외친다. 홈런 전체 2위를 달리는 팀 동료 최형우의 타석 때보다 "홈런"을 외치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1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 역시 그랬다. 8회 1사 후 모상기가 타석으로 걸어 들어오자 팬들은 홈런의 염원을 담아 더욱 크게 "모상기"를 외쳤다. 삼성이 3대4로 역전을 당한데다 공격기회는 아웃카운트 5개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큰 것 한방이 필요한 순간, 모상기는 롯데 구원투수 김사율의 143㎞ 직구를 받아쳐 좌측 펜스를 넘겼다. 9천300여 명의 관중들은 열광적으로 "모상기"를 연호했다.

모상기는 이날 3회 2사 1, 2루서 좌중간 안타로 1타점을 올리는 등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삼성은 극적인 모상기의 동점 홈런으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간 뒤 11회 박석민의 밀어내기로 5대4 승리를 거뒀다. 2연승을 이은 삼성은 1위 질주를 계속했다.

모상기의 천금 같은 한 방이 없었다면 대역전 드라마 역시 쓸 수 없었다. 모상기는 삼성이 올 시즌 첫 정규시즌 1위에 올랐던 지난달 28일 잠실 LG전에서도 똑같은 상황을 연출했다. 2대3으로 뒤진 9회 초 1사 만루에서 동점을 만드는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쳐 삼성의 연장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의 새로운 해결사로 자리 잡고 있는 모상기이지만 보름 전만 해도 그를 알아보는 이는 거의 없었다. 관중 앞에 서본 게 2008년 이후 처음이었다. 2006년 삼성에 입단, 2008년 1군에 올라왔지만 2경기 5타수 무안타(4삼진)에 그치며 2군으로 내려간 뒤 상무서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후반 팀에 복귀했다.

올 시즌 2군에서 타율 0.328, 15홈런, 55타점을 올린 모상기는 마침내 1군 무대를 밟았다. 지난달 14일 대구 LG전 첫 타석에선 외야 플라이로 물러났고 다음날도 삼진을 당했다. 그래도 시원스럽게 방망이를 돌렸다.

이어 지난달 17일 광주 KIA전에서 모상기는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하며 이름을 알렸다. 21'23일 한화전에선 2호와 3호 홈런을 쏘아 올리며 삼성의 오른쪽 거포 갈증을 풀어줄 해결사로 주목을 받았다.

2천400만원의 최저 연봉을 받는 모상기는 1일 지명타자로 5번까지 타순을 끌어올렸다. 1일까지 터뜨린 8개의 안타는 홈런 4개와 2루타 3개, 단타 1개다. 장타율은 0.767에 이른다.

장효조 2군 감독은 "힘이 장사다. 공을 치면 외야로 까마득하게 날려 보낸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변화구 대처능력을 키웠다. 선구안이 좋아지면서 노리는 공을 칠 수 있게 돼 좋은 타구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SK는 목동에서 넥센에 5대6으로 져 3위로 추락했다. 잠실에선 두산이 서울 라이벌 LG를 6대0으로 꺾고 4연승을 질주했다. KIA는 광주에서 한화를 12대4로 물리치고 2위로 올라섰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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