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필드 종목인 원반던지기와 골프가 결합해 탄생한 이색 스포츠 '플라잉 디스크'(Flying Disk)가 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특히 플라잉 디스크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리고, 학교스포츠클럽 교과로 채택되는 등 학생들의 체육활동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플라잉 디스크는 원형의 판(디스크)을 공중으로 날리는 경기 방식에서 이름 지어졌다. 더 정확히 말하면 플라잉 디스크는 원판 모양의 플라스틱 재질의 원반을 말한다. 디스크 골프, 얼티미트, 거츠, 디스크 독 등의 세부 종목이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활성화된 종목은 디스크 골프다.
플라잉 디스크는 1940년대 미국 동부지역 대학 캠퍼스에서 대학생들이 파이를 먹고 남은 주석 접시를 던지고 놀던 데서 유래했다. 이 접시는 점차 플라스틱으로 바뀌었고 1974년에는 뉴욕주 로체스터에서 경기 규칙을 갖춘 선수권대회가 처음 열렸다.
국내에는 2007년 소개됐으며 그 해 10월 플라잉 디스크 세계 챔피언을 지낸 존 에이 아트(미국)가 방한해 강습하기도 했다. 생활체육 조직으로 전국플라잉디스크연합회가 구성돼 있으며 전국적으로 2만여 명의 동호인들이 활동하고 있다. 충북 음성에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플라잉 디스크 상설 경기장이 마련돼 있다. 대구경북 지역에는 경북플라잉디스크연합회가 결성돼 있다. 지난해 11월 창립한 경북플라잉디스크연합회는 4천여 명의 동호인들을 두고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경북플라잉디스크연합회는 김성관(44) 사무국장의 주도로 결성됐다. 생활체육 합기도연합회에서 활동하던 김 국장은 지난해 3월 후배 이재규 포항시플라잉디스크연합회 사무장과 함께 부산에서 열린 플라잉 디스크 기초강사교육을 이수했다.
"합기도 도장을 운영하면서 관원들과 부모가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모색하다 플라잉 디스크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기초강사교육을 통해 플라잉 디스크가 진정한 생활체육임을 확신했습니다."
우연히 플라잉 디스크에 입문한 김 국장은 이후 전도사가 돼 보급에 나섰다. 지난해 4월 포항에서 체육지도자들을 대상으로 기초강사교육을 하고, 합기도지도자체육대회에서 플라잉 디스크 강습회를 가졌다. 5월에는 3급 전문가과정을 연수, 티칭프로 자격을 얻었다. 올 2월에는 현상용 울진군연합회 회장, 서원석 군위군연합회 사무장 등과 음성에서 세미프로(전문가과정 2급) 자격을 취득했다. 경북에는 현재 세미프로 3명과 티칭프로 5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경북연합회는 지난해 11월 14일 포항 영일대호텔에서 포항'구미'경주시, 칠곡'울진'의성'군위'청도군 등 8개 시'군 연합회가 참가한 가운데 창립총회를 가졌다. 문경시 등 6개 시'군은 현재 연합회 창립을 추진 중이다.
경북연합회는 플라잉 디스크 보급을 위해 잇따라 강습회를 마련하고, 능력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올 1월에는 의성군연합회를 대상으로 강습회를 가졌으며 3월에는 청도에서 강습회를 마련했다. 또 2월 구미 동락공원에서 제1차 플라잉 디스크 7급 능력시험을, 3월에는 포항 해도공원에서 제2차 7급 능력시험을 실시했다.
4, 5월 두 달 동안에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을 받아 포항 학천초등학교 등 경북지역 15개 초교 학생 2천906명을 대상으로 플라잉 디스크 수업을 진행했다. 5월 14, 15일에는 음성에서 6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플라잉 디스크 가족캠프를 열었다.
경북지역 8개 시'군 연합회는 이달 23, 24일 음성에서 열리는 제2회 전국플라잉디스크연합회장기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플라잉 디스크 대회는 초중고와 대학, 일반부 등으로 나눠 열린다.
김 국장은 "플라잉 디스크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생활 스포츠로,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다"며 "공원이나 공터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등 장소에도 크게 구애받지 않아 급속도로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디스크 골프
디스크 골프(Disk Golf)는 골프에서 경기 규칙을 빌려왔기 때문에 골프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쉽게 경기를 할 수 있다. 기존의 골프와 똑같은 룰을 적용하는 대신 간단한 원반을 사용하는 만큼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배우고 즐길 수 있다.
또한 환경파괴가 없는 자연 속의 친환경적인 '녹색 스포츠'로, 장비와 공간의 제한을 받지 않고 공원이나 운동장 등 공터에서 가족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운동이다.
골프가 골프채로 공을 쳐 작은 구멍에 넣는 운동이라면 디스크 골프는 지름 20.5㎝ 크기에 플라스틱 재질로 된 원반(디스크)을 던져 지상 82∼85㎝ 높이에 매달린 바구니 모양의 폴 홀(Pole Hole)에 넣는다.
골프 코스가 18홀로 구성돼 있듯이 플라잉 디스크도 18홀을 돌면서 가장 적은 횟수로 원반을 홀에 집어넣은 선수가 승자가 된다. 버디와 보기, 이글, 알바트로스 등 골프 용어가 똑같이 사용된다.
골프와 마찬가지로 선수는 캐디를 둘 수 있고, 캐디백 안에 15개 정도의 원반을 넣고 경기를 진행한다.
골프는 클럽의 길이로 비거리를 조절하지만 디스크 골프는 드라이버, 미드레인지, 퍼터라는 이름이 붙은 다양한 원반을 남은 거리에 맞춰 선택해 던진다.
플라잉 디스크 드라이버는 멀리 날아갈 수 있도록 얇고 가볍게 제작됐고, 퍼터는 가까운 거리에서 폴 홀에 잘 넣을 수 있도록 두껍고 무겁게 만들어졌다. 정상급 선수는 드라이버로 140m 정도를 던진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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