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개관 한달… 대구미술관은 소송중

부속棟 임차-하청업체 공사비 놓고 갈등 출발선부터 삐걱거려

대구 수성구 대구미술관 진입도로에 미술관 부속동 임차업체를 대상으로 인테리어 공사를 한 하청업체가 공사대금 지급을 요구하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대구 수성구 대구미술관 진입도로에 미술관 부속동 임차업체를 대상으로 인테리어 공사를 한 하청업체가 공사대금 지급을 요구하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지난 5월 26일 개관한 대구미술관이 부속동 임차업체와 소송에 휘말리면서 출발부터 삐걱대고 있다.

대구시와 미술관 부속동 임차업체는 당초 부속동에 예식장, 레스토랑, 카페, 식당, 와인바 등을 열 예정이었지만 시가 예식장 운영을 허락하지 않으면서 나머지 편의시설 입점 계획도 무산됐다.

◆미술관은 소송 중

부속동 임차업체 관계자는"대구시가 당초 약속했던 예식장을 허용해야 편의시설도 같이 오픈할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대구시는"법적으로 예식장은 불가능하다"며 맞서고 있다. 하지만 시의 또 다른 관계자는"임차업체에 편의시설 입점과 관련한 모든 권한을 넘긴 탓에 현재 대구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임차업체와 하청업체 간 법적인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부속동에 예식장 운영을 계획했던 임차업체가 실내 장식을 특정업체에 하청줬지만 이 하청업체는 공사비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청업체들은"공사대금 25억원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고, 임차업체는 "공사비 지급 전 공증(38억원)을 해준 적은 있지만 실제 공사비는 공증액보다 크게 적다. 하청업체는 공증액을 근거로 공사비를 요구하고 있다"며 "하청업체를 검찰에 고소했기 때문에 조만간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들의 싸움이 장기화하면서 미술관 이미지만 나빠지고 있다. 김복현(42'북구 복현동) 씨는 "미술관 입구 도로에 대구시를 욕하는 플래카드가 수십 장 나붙어 있어 깜짝 놀랐다"며 "외지인들이 미술관을 찾아 맨 처음 반기는 이 플래카드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할지 얼굴이 화끈거린다"고 말했다.

◆편의시설과 접근성 부족

개관 이후 하루 평균 500여 명이 찾는 대구미술관에는 커피숍 등의 편의시설이 전혀 없다. 3일 오후 대구미술관 1층 전시실. 초등학생 두 딸을 데리고 온 최순이(35'여'대구시 범어동) 씨는 보채는 딸을 달래느라 애를 먹었다. 관람 도중 아이들이'배가 고프다'고 투정을 부렸지만 미술관 어느 곳에도 매점을 찾을 수 없었다. 최 씨는 "미술관에 간단히 요기를 할 수 있는 곳이 당연히 있을 줄 알았다. 식당은커녕 작은 매점도 찾을 수 없었다"고 했다.

떨어지는 접근성도 시민들이 미술관을 외면하는 이유다. 3일 오전 회사원 장현진(28'여'남구 대명동) 씨는 집에서 한차례 버스를 갈아탄 뒤 1시간 만에 대구미술관에 도착했다. 미술관 인근 버스정류장에 도착해서도 미술관까지 걸어가는 데 10분이 더 걸렸다. 그는 "대구시내에서 미술관까지 가는 데 1시간이나 걸렸다. 시민을 위한 미술관인데 찾아오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되겠냐"고 말했다.

미술관으로 운행하는 시내버스는 3대 있지만 모두 시내 중앙로나 반월당네거리 등을 거치지 않아 갈아타기가 힘들고, 배차 시간도 길다.

미술관 관계자는 "미술관 이용객의 95% 이상이 자기 차량을 이용하고 있고, 5%만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다"며 "버스의 배차 간격이 15~20분가량으로 큰 불편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창환'황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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