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 김재하 대표이사가 큰절한 이유는?
2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대구FC와 상주 상무의 경기 후 대구FC 김재하 대표이사가 서포터스 70여 명이 자리한 응원석을 찾아'큰절'을 했다. 오후 9시가 지난 시간이라 어두컴컴했지만 김 대표이사가 성큼성큼 걸어오는 것을 본 서포터스가 '김재하'를 연호했고, 그는 손을 흔들어 인사한 후 대뜸 엎드려 절을 한 것이다.
김 대표이사는 "이렇게 더운 날 원정까지 와서 웃통을 벗고 땀을 뻘뻘 흘리며 대구FC 선수들을 응원하는데 어떻게 감사 인사를 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며 "전반전이 끝나고 서포터스 대표를 만나 오늘 경기 이기면 서포터스 응원석으로 가서 큰절을 하겠다고 약속했고, 약속을 지킨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이사는 이날뿐 아니라 홈, 원정과 승패를 가리지 않고 항상 경기 후 서포터스 응원석으로 가서 고개 숙여 감사를 표시해왔다.
김 대표이사는 "지난달 18일 수원 삼성과의 원정 경기 때 대외적인 업무 때문에 서포터스 석에 가지 못한 것 외에는 한 번도 빠진 적이 없었다"며 "원정 경기까지 가서 응원하는 사람은 서포터스밖에 없는데 감사의 인사를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상주와의 경기 후 '큰절'을 한 데에는 또 다른 의미도 있다. 대구FC도 승부 조작 사태에 연루됐는데도 오히려 더 많이 와서 응원해 준 데 대한 감사의 표시다. 김 대표이사는 "지탄을 받아야 할 판에 서포터스가 먼저 '지난해까지 있었던 잘못된 것, 나쁜 것 다 털고 가자'며 이해해주고 응원해 줘서 너무 미안하고 고마웠다"며 "분위기가 어수선하긴 하지만 이럴 땔수록 기죽지 말고 희망을 갖고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자는 의미도 담았다"고 했다.
이번 승부 조작에 대구FC도 연루된 것에 대해선 검찰 결과를 지켜본 뒤 경중에 따라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이사는 "구단 자체 조사에서 주동자를 제외한 대부분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단순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지만, 검찰 조사 결과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징계를 보고 대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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