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 斷水불안 구미, 또 언제…

단수사태가 잇따르면서 구미가 '단수도시'란 오명을 얻었다.

올 들어 구미지역에서 발생한 단수 사태는 모두 2차례다. 지난 5월 8일 구미 해평면 구미광역취수장 앞의 낙동강 가물막이가 붕괴돼 취수가 중단되면서 구미와 김천, 칠곡 일대 주민 및 기업체들은 최대 5일간 단수 피해를 겪었다. 5월 초의 단수 사태가 진정되기도 전인 지난달 30일 구미지역에서는 또 단수 사태가 발생했다.

단수사태가 잇따르자 구미시와 한국수자원공사에 대한 시민들과 기업체들의 불신이 분노로 바뀌고 있다.

조업 중단을 겪은 일부 기업체들은 "구미가 진짜 기업하기 좋은 도시 맞느냐"고 푸념을 한다.

도대체 언제까지 시민들이 물 때문에 불편을 겪고 기업체들은 조업 중단이라는 극약처방까지 고려해야 하는가.

더욱 한심한 것은 관리를 맡은 수자원공사가 수차례에 걸친 관계기관의 권고를 무시하고, 무사안일과 엉성한 관리로 무방비 상태로 있다가 두 차례의 단수 사고가 터진 것이다.

게다가 안전대책을 고려하지 않은 4대강 공사의 무리한 준설과 속도전이 사고를 초래했다는 지적에도 수자원공사는 4대강과는 무관하다는 궁색한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또 수자원공사는 이번에 파손된 송수관로가 노후돼 발생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 송수관로는 지난 2004년에 준설한 것으로 7년도 채 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4일 한국수자원공사 구미권관리단에서 가진 기자회견은 '시민들에게 사과한다기보다는 이 위기를 모면해보자'는 식으로 비쳐 '진정성이 결여됐다'는 의문을 샀다.

이날 한국수자원공사 김건호 사장은 안정적인 물 공급을 위해 취수장과 정수장을 신설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것은 이미 이달 2일 구미시가 수자원공사 측에 제안한 것이어서 구미시의 의견을 가로채 발표하는 것에 불과했다. 더구나 취수장과 정수장을 언제까지 어떻게 완공하겠다는 알맹이도 없는 발표만 하기에 급급했다.

이런 수자원공사의 자세가 제3, 4의 단수사태를 초래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단수도시'란 불명예스러운 별칭을 붙이게 한 수자원공사가 앞으로 구미시민들과 기업체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깊이 반성해야 할 때이다. 또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좀 더 치밀하고 궁극적인 대책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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