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산업은 국내에선 아직 영세한 사업으로 알려져있다. 대부분의 업체가 연 매출 10억원을 넘지 못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50억원 정도면 인테리어업계에선 '중견'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국내 인테리어 산업은 연간 매출이 2조3천억원을 상회하는 비교적 큰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2009년 기준 벽지와 타일 분야가 1조원, 건축용 페인트나 인테리어 필름, 나무소재 등 9천억원, 나머지가 시공과 설계다. 사업의 대부분은 건자재 업체들 몫인 셈이다.
노미성(36) 디자인코너스톤 사장은 인테리어 시장의 판도를 변화시키겠다며 업계에 뛰어들었다. 인테리어에 경영전략을 접목시켜 시공과 설계 시장을 지금의 두 배 이상으로 늘린다는 것이 노 사장의 거대한 복안이다. "소비자들의 수준이 높아지고 취향이 다양해져서 이제 인테리어는 단지 영업을 하기 위한 시설을 꾸미는 단계를 넘어서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한 경영전략이 됐습니다. 점포 비용을 제외하고는 가장 큰 비용이 지출되는 인테리어, 그래서 더 중요해졌습니다."
그녀는 사업에 뛰어들기 전까지만 해도 국내의 한 대형 인테리어업체의 '잘 나가는' 디자이너였다. 주로 오라클, GE, 구찌 등의 굵직굵직한 다국적 기업 한국 본사의 인테리어를 전담해왔다.
자신의 회사를 설립한 그녀는 이제 작은 개인 사업자들을 주로 상대한다. 영세상인들을 대상으로 제대로 된 인테리어가 어떻게 매출을 변화시켜 주는지 보여주면서 즉각적인 반응을 얻고, 이를 데이터화해서 체계적으로 연구해 보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그녀의 고객이 된 한 음식점은 그녀가 시공한 인테리어 덕분에 소위 '대박'을 쳤다. 밥이 모자랄 정도로 손님이 몰려들었다는 것이다. 노숙자 출신인 가게주인이 미소금융을 통해 사업비를 마련했기에 그녀는 더욱 신경을 썼다. 지역 상권과 고객층을 철저히 분석해 가면서 보름을 꼬박 밤을 새웠다는 것이다. "가게 주인이 제 손을 꼭 잡으면서 멋진 인테리어 덕분에 사업이 성공했다는 목소리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앞으로 어렵고 힘든 사업자들일수록 더욱 열정을 갖고 사업 파트너로서 일할 생각입니다."
상황에 따라 밤샘작업 등 막노동도 해야 하는 업계에서 여성은 장애 요인이다. 아버지뻘 되는 인부들과 함께 일하고 영업도 직접해야 한다. 하지만 그녀는 이런 한계를 장점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남성들이 보지 못하는 부분을 여성의 섬세한 눈길로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인테리어 사업이란 보여주는 것을 넘어 손님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제 사업도 정성과 신뢰로 가치 서비스의 공간 미학을 창출한다는 제 회사의 이념을 실천하면서 평가를 받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경북 상주에서 태어난 노 사장은 낙동초교, 낙운중, 대구여고, 인하대 실내건축학과를 졸업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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