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군 검찰의 2차 수사 결과 프로축구 승부 조작에 관련된 선수와 브로커가 모두 63명인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이 중 대구'경북의 프로구단 소속 선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충격과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창원지검 특수부는 7일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사기)로 54명을 적발해 현직 K리그 소속 선수 37명, 선수 출신 브로커와 전주 11명을 기소했다. 검찰은 15명은 구속, 30명은 불구속(자진 신고 선수 21명 포함)했고 3명은 약식 기소했다. 나머지 행방을 감춘 브로커 6명은 기소중지했다. 군 검찰도 상주 상무 소속 선수 3명을 구속, 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현 소속팀을 기준으로 보면 상주 상무에서 가장 많은 9명, 대구FC에서 6명이 승부 조작에 연루됐다. 그 다음으로 대전에서 5명, 부산'전남에서 4명, 서울'수원'경남에서 2명이 연루됐다. 승부 조작 당시 2010년 소속 구단별로 구분하면 광주 상무가 15명, 전남 9명, 대구'대전 7명, 인천 5명, 부산 3명이다.
대구의 경우 지난해 대구 소속이었다가 현재 다른 팀에 가 있는 선수가 있어 당시 소속팀 기준으로는 7명이고, 현 소속팀으론 6명이다. 또 지난해 승부 조작이 이뤄진 것으로 검찰이 판단하고 있는 경기는 전남, 대전, 상무, 부산, 인천, 대구 등 6개 구단의 15경기로, 이 중 상무가 3경기 이상, 대구가 3경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계 한 관계자는 "상무가 이번 승부 조작의 온상으로 드러난 것은 국군체육부대 축구팀인 상무가 다른 팀에서 온 온갖 선수들이 다 모이는데다 군부대 특성상 지난해까지 승리 수당이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대구FC 관계자는 "연루자 6명 중 3명은 불구속, 3명은 약식 기소됐다"며 "승부 조작을 위한 사전 모의는 없었고 전주 역할을 한 선수가 개별적으로 부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이들 대부분은 현재 다른 팀에 가 있는 선배 선수의 부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단순 가담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주 역할을 한 선수는 승부 조작에 잠시 발을 들인 뒤 빠져나오려다 브로커의 협박에 신변 위협을 느껴 후배들에게 '살려 달라'고 애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검찰의 이번 승부 조작 수사로 선수들이 무더기 기소되면서 상무, 대전 등 앞으로 남은 리그에서 정상적인 경기를 치르기 어려운 구단이 나타나는 등 리그 파행 운영도 우려되고 있다. 상무의 경우 9일 열리는 정규리그 17라운드에서 당장 전문 골키퍼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할 형편이다.
특히 뒤늦게 승부 조작에 가담한 혐의가 드러난 일부 선수들에 대한 수사도 계속 진행되고 있어 적발 선수 규모가 더욱 확대되는 등 승부 조작 사태 여진이 계속될 전망이다.
프로축구연맹은 검찰로부터 정확한 비위 내용을 전달받아 이달 중 상벌위원회를 열어 승부 조작 가담 정도와 자진 신고 여부 등 경중에 따라 퇴출, 자격 정지 등 등급별로 나눠 징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지난달 9일 검찰의 1차 수사에선 대전 소속 8명(구속 4명, 불구속 4명), 광주FC 1명, 김동현(상무'군 검찰 구속) 등 10명이 적발돼 축구계에서 영구 제명됐고, 브로커 2명도 불구속 기소됐다. 2차 수사에서 김동현은 8개 경기의 승부 조작에 가담했으며 스포츠토토 불법 베팅으로 배당금 4억원을 챙긴 혐의를 추가로 받고 있다.
상주'황재성기자 jggold@msnet.co.kr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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