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 전당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킨 유승민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2세 정치인이다. 유 최고위원은 대구 중구에서 민정당(13대)과 민자당(14대)으로 두 번이나 국회의원을 지낸 유수호 전 의원(80)의 차남이다. 장남은 유승정 서울남부지법원장. 유 전 의원의 외동딸은 김진기 전 대구고등법원장의 부인이다.
대구 정가에서는 유 최고위원이 부친인 유 전 의원의 정치스타일을 이어받을 것인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유 전 의원은 '투사형'이 아니라 '호인형' 정치인이었다. 사람 좋고, 의리 있고, 맺고 끊는 멋도 아는 정치인이었다는 것이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유 전 의원에 대해 "소탈하고 대범하면서도 의리있는 정치인이었다"며 "무엇보다 여당 국회의원이었지만 강단있고 소신이 있어서 때에 따라서는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기억했다.
그런 면에서는 유 최고위원도 아버지를 꽤 많이 닮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외모상으로는 '모범생'같지만 유 최고위원은 소신있고 강단있는 정치스타일을 잇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으로 있을 때 당시 DJ의 경제정책을 신랄하게 비판, 대외활동금지와 감봉 처분을 받기도 한 반골이기도 했다. 2007년 대선 경선 당시에는 'MB 저격수'로도 이름을 날렸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아버지와 달리 '투사형'에 가깝다.
유 최고위원이 전국적인 유명세를 탄 것은 이번이 세 번째.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브레인으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비서실장으로, 그리고 이번에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되면서다. 유 최고위원의 정치적 이미지는 이전까지는 참모 내지 전략가였고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투사형 이미지를 더했다.
대구변호사회 회장, 대한변협 부회장 등을 지내며 대구권에서 변호사로 이름을 날린 유 전 의원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경북고 동기(32회)다. 그는 15대 총선을 앞두고 정계를 은퇴하면서 자신의 지역구를 아들에게 물려줄 것이라는 관측과는 달리 그냥 떠났다.
2004년 17대 총선 유 최고위원은 당시 한나라당 지도부로부터 대구 중구 출마 권유를 받았지만 사양함으로써 부자가 한 지역구에서 배지를 다는 사례는 벌어지지 않았다. 대신 그는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하는데 성공했고 대구 동을 보궐선거를 통해 지역구 국회의원이 됐다.
유 전 의원과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와의 인연도 없지 않다. 유 전 의원은 1993년 당시 슬롯머신 사건으로 구속된 박철언 전 의원의 1심 변호인단의 일원으로 활약했다. 박 전 의원을 구속시킨 검사가 홍 대표였다.
유 최고위원이 부친인 유 전 의원을 넘어 자신만의 정치스타일을 어떻게 펼쳐보일지 기대되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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