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의 꽃'으로 불리는 헤지펀드의 국내 등장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르면 9월 국내에 출시된다고 한다. 헤지펀드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끌어 모은 뒤 '고위험'고수익' 상품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사모펀드. 그동안 국내에서는 투기성 자본이란 인식이 강해 외국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 형식으로만 허용돼 왔다.
지난달 금융위원회는 '투자 다변화 효과로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며 자본시장통합법 시행령에서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절차상 규제개혁위원회와 법제처 심사, 차관'국무회의 등을 거치면 토종 헤지펀드가 잇따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금융당국과 업계의 기대치가 달라 활성화 여부는 불투명해 보인다. '한국형 헤지펀드'는 공격적인 투자로 대표되는 헤지펀드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투자대상의 범위는 확대하되 가입자 범위는 보수적으로 접근한 것이 특징이다. 구조조정기업에 펀드재산의 50% 이상을 투자토록 한 제한을 폐지하고 개인에게도 투자기회를 줬지만 개인의 최소 가입금액이 5억원이고 운용 주체도 자산운용사는 수탁액 4조원, 증권사는 자기자본 1조원, 투자자문사는 일임계약액 5천억원을 충족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투자위험이 높은 만큼 도입 초기에는 장벽을 높인 뒤 추이를 봐서 규제 완화를 검토하자"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선 "초기 시장형성이 중요한데 진입장벽이 너무 높아 활성화가 될지 의문"이라고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헤지펀드의 기본 특성은 '공격'이고 '투자자'가 중심이라는 게 업계의 생각이기 때문.
그러나 지금까지의 수익률로 봐서는 투자자들도 섣불리 뛰어들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증권사들이 큰 손 고객인 PB 고객들을 대상으로 내놓은 헤지펀드들이 낮은 수익률을 보였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 및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이후 출시된 해외 재간접 헤지펀드는 이달 초 기준으로 총 89개, 전체 설정액은 3천783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순자산이 100억원 이상 줄었다. 상당수 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출시된 해외 재간접 헤지펀드 중 설정 이후 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 중인 것은 단 2개에 불과했다. '절대수익'추구가 헤지펀드의 목적이지만 평균수익률은 일반펀드보다 못한 형편.
성과 부진으로 해외 재간접 헤지펀드로 자금유입도 정체된 상태다. 올 들어 매달 수백억원대의 자금이 유입됐던 해외 재간접 헤지펀드는 지난달 131억원이 순유출되는 등 일부 펀드에서 자금이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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