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철따라 들려주는 옛이야기

서정오 지음/보리 펴냄

옛이야기는 위안과 치유의 문학이며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문학이다. 저자는 옛이야기가 놀지 못하는 아이들과 그런 아이들을 보며 답답해하는 어른들에게 든든한 동무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옛이야기가 당장 문제를 풀어주지는 못할지라도 문제를 풀 수 있는 힘을 보태준다는 것. 이 책은 잘 알려지지 않은 귀한 옛이야기 120가지를 한 권으로 묶었다. 옛이야기는 위안과 치유의 문학이며, 옛이야기의 주인공들은 늘 착한 마음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간다. 옛 이야기의 참맛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 안에서 진리와 지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입말을 감칠맛 나게 풀어 써 어른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며,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읽어주기에도 좋은 책이다. 봄에 나는 풀이나 벌레에 관한 이야기, 여름과 가을철 농사일이나 풍속에 얽힌 이야기, 긴긴 겨울밤 화롯가에 둘러앉아 끝없이 나누는 이야기까지 담겨 있다.

봄볕처럼 따스하고 봄바람처럼 가벼운 이야기, 여름날 내리는 소나기처럼 시원한 이야기, 가을밤 둥근 보름달처럼 넉넉한 이야기, 긴긴 겨울밤 화롯가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로 나뉘어 실어두었다.

'옛날 옛적 호랑이 담배 필 적에'로 시작되는 옛이야기라도 다 똑같지 않다. 우리가 흔히 들어오던 얘기가 아니라 새로 찾고 가려 뽑았다. '고시레'나 '독장수 구구' 같이 우리가 쓰는 말이나 속담의 유래를 알려주는 이야기도 있고, '술이 생긴 내력'같이 우리 문화나 풍속에 얽힌 내력을 알 수 있는 이야기도 있다. 호랑이 이야기 중에서도 '범아이'처럼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꼭 읽어야 옛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저자가 쓴 '이야기를 들려주고 나서'는 옛이야기를 웃고 즐기는 사이에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들이나 생각해볼 거리를 뽑아뒀다.

400쪽, 1만6천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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