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군 왜관읍 미군기지 캠프 캐럴 헬기장 구역에서 금속성 물질이 매립된 흔적이 다수 발견(본지 8일자 1면 보도)됐는데도 미군 측이 매립의혹 최초 폭로자인 스티브 하우스 씨의 초청을 통한 현장조사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군 측은 8일 칠곡군청에서 캠프 캐럴 헬기장 구역에 대한 중간조사 발표에 따른 주민 설명회를 열고 "지금까지 고엽제 매립 증언과 관련해 캠프 캐럴 한국인 전'현직 근무자 100명과 미국시민권자 25명 등 모두 125명과의 인터뷰를 마쳤다"고 밝혔다.
민간단체 관계자는 "처음으로 캠프 캐럴 근무 당시 직접 드럼통을 묻었다고 폭로한 전직 미군 스티브 하우스 씨를 미군 측이 직접 데리고 와 현장조사에 참여시키는 방법이 문제 해결에 있어서 가장 빠른 길이다"며 "조속한 시일 안에 대책 방안을 강구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미군 측 공동단장인 버치마이어 주한미군사령부 공병참모부장은 "스티브 하우스 씨는 고엽제 관련 증언자 125명 가운데 한 사람에 불과할 뿐이다"면서 "특히 증언자들에 대한 인터뷰 결과 스티브 하우스 씨 만이 고엽제를 매립했다고 밝혔지, 나머지 모두에게서 고엽제 매립과 관련된 직접적인 단서를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터뷰 과정에서 그가 드럼통을 묻었다는 위치를 지도에 명확하게 표시해 주었기 때문에 현장 확인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그가 지목한 지점에 대해 우선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주민이 "미군 측 대신 민간단체 차원에서 스티브 하우스 씨를 초청해 올 경우 미군 측이 기지 내 자유로운 출입과 현장조사 참여를 허용할 용의가 있느냐"고 질문하자, 버치마이어 단장은 "지금 이 자리에서 답변하기가 곤란하다. 이 문제는 더 높은 차원에서의 논의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답변했다.
설명회에 참여한 상당수 주민들은 "당시의 목격자 등 증언자들을 현장조사에 참여시킬 경우 여러 가지 복잡한 절차를 줄이고 정확한 조사를 할 수 있다"며 "미군 측이 이 같은 조사방법을 꺼리는 이유는 분명히 '수박 겉핥기'식 조사로 대충 덮고 넘어가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미군 측은 8일 오후 캠프 캐럴 헬기장 구역의 지표투과레이더, 비전기저항조사에 따라 금속성 물질 매몰 등 이상 징후가 나타난 22개 지점 등 모두 40개 지점에 대해 토양시추 작업에 나섰다. 토양시추 조사는 원통 모양으로 땅을 뚫는 '코어링' 방식이 사용된다. 1m 간격으로 토양 시료를 채취하면서 암반대에 도달할 때까지 파들어 가는 방식이다. 공동 조사단은 이달 말까지 토양 시료 분석 결과를 내놓을 계획이다.
한편 8일 오후 왜관역 광장에서 주민과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신부 등 500여 명이 '고엽제 불법매립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주민문화제'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다이옥신을 포함한 모든 화학물질의 오염에 대한 전면적인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칠곡'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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