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게 주어진 것은 경제외교다. 그 다음에는 포항에 신항만을 중심으로 한 여러 가지 큰 프로젝트가 남아있다. 그 때문에 (포항)산업공단이 400만평을 해놓고도 아직 못하고 있다. 포항에는 공단이 모자라 야단이다. 그것을 할 때까지는 내 임무를 다 할 것이다. 나는 끝까지 내 임무를 다 한다."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은 자원외교에 몰입해있다. 이달 25일 다시 페루와 볼리비아,에콰도르 등 남미 3개국 방문길에 나선다. 무려 23시간 비행기를 타고 가서 페루 대통령 취임식에 대통령 특사로 참석하고 이어 리튬광 개발 등 해외자원 확보를 위해 볼리비아 대통령을 예방한다. 이번에 볼리비아 대통령을 만나면 여섯번째다. 한 국가의 대통령을 2년여만에 여섯 번이나 만나는 것이나 8박 12일의 일정동안 13번이나 비행기를 갈아타는 것도 기록이다.
자신의 향후 거취를 둘러싼 여권 내부의 미묘한 시선에 대해 이 전 부의장은 "끝까지 임무를 다하겠다"며 자원외교에 나서고 있는 최근의 근황을 밝혔다. 이 전 부의장은 8일 "정부차원에서 자원외교에 나선 것은 이번 정부가 처음"이라고 지적하고 "내가 하는 것은 우리 정부의 자원외교의 10분의 1이나 2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다음 정권과 다음 세대를 위해 비장한 각오로 나서고 있다"는 등 인터뷰 대부분을 자원외교 활동에 할애했다.
그는 국내정치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후 자원외교에 뛰어든 지난 2년여간의 기록을 조만간 책으로 출간할 계획도 밝혔다. 17개국 국가원수를 23차례나 만나면서 동분서주했던 자원외교 현장의 생생한 기록들을 정리, 초고를 탈고했다는 것이다.
국내정치에 대해서는 좀체 입을 열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나 민감한 정국현안에 대해 묻자 그는 "정치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전제, 언급을 회피하면서도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체제에 대해 "걱정할 필요없다"며 자신의 생각을 조금씩 밝히기 시작했다.
-홍 대표 대표체제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다.
▶사람이 바뀌면 새로운 질서가 바뀌게 마련이다. 누가 (대표를)맡더라도 공천제도를 바꾼다든가, 당 운영과 정부와의 교섭관계를 어떻게 한다든가 하는 것에서 새로운 질서를 만들려고 한다. 하지만 대통령이든 당 대표든간에 출마할 때 생각대로 되지는 않는다. 홍 대표에 대해 우려하는 사람도 있지만 책임자가 되면 달라지게 되고 또 달라져야 한다.
-한나라당의 '좌클릭'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인가.
▶대한민국 국민은 위대하고 대한민국은 잘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반값 등록금 문제도 포퓰리즘을 걱정했지만 건전하게 논의되고 있지 않은가. 덮어놓고 반값하라는 것이 아니라 대학부터 구조조정하고 장학금을 늘리고 또 지원도 해주는 등의 건전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촛불시위로 번지고 있지 않다. 그런 점에서 우리 국민들은 모든 것을 감정적으로 하지 않고 성숙하게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홍 대표의 포퓰리즘을 걱정하지 않는다. 대표 한 사람이 이 나라를 끌고 가지는 않는다. 정부와 국민과 야당이 함께 어우러져 갈 것이다.
-이번 한나라당 전대결과를 '친이계'의 몰락으로 볼 수 있는가.
▶언론에서 계파를 얘기하는데 이번에 계파로 잘 된 것은 한 사람밖에 없지 않나. 국내 정치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언급하지 않겠지만 누구 한두 사람 때문에 이 나라가 가는 것이 아니다. 앞서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언급하는 것이상의 정치적 의미는 없다.
-수도권 소장파 일부가 본인의 19대 공천을 직접 거론하고 있다.
▶2008년 4월에도 하지 않았나. 그런데 서울은 더 잘된 결과가 나왔다. 나보고 나오지 말라고 한 사람들 48명 중에서 40명이 (당선)됐다. 선거때는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 것에 구애받지 않겠다. 내 기준이 있고 내 지역구가 있다.
-공천기준을 잘 세워야 하는데….
▶전세계 어느 나라도 나이를 (공천)기준으로 하는 나라는 없다. 선거때 이런저런 말이 있더라도 신경쓰지 않는다. 나를 좋게 이야기 하는 인사도 있고 '내가 없으면 당이 안 된다'는 사람도 있다. 나는 끝까지 내 할 일을 다 할 것이다. 자꾸 논란이 돼서는 안된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