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부동산 시장에 10평(30㎡) 안팎의 '소형 주거공간'인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바람이 뜨겁게 불고 있다.
1, 2인 가구 증가와 소형 아파트 공급 부족, 도심 내 공동주택 택지 부족 현상 등이 겹친 때문으로 '소형 주거공간'이 주택 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분양 예정 물량, 3천여 가구
소형 주거 공간은 크게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구분된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소형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지난 2009년 정부가 도입했으며 기존 공동주택(아파트)과 달리 주차공간이나 부대시설(놀이터, 경로당) 규정이 대폭 완화돼 있다. 주거 형태는 전용 면적 12~50㎡ 규모의 원룸형과 전용 면적 85㎡ 이하의 단지형 다가구 주택으로 구분된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 도시형 생활주택 인'허가를 신청한 단지는 모두 22곳으로 대부분이 30가구 안팎이며 전체 물량은 800가구 정도다.
이 중 규모가 큰 곳은 중구 상서동 구 태왕 본사 건물을 용도변경해 분양하는 유시티 단지. 10층 건물을 리모델링해 도시형 생활주택 84가구와 오피스텔 22실을 분양하며 가구당 규모는 10여 평 안팎이 될 전망이다.
이 단지 관계자는 "도심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20, 30대 독신자층을 주고객으로 삼고 있으며 생활 편의를 위해 보안 시스템과 빌트인 가구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수성구 범어동 그랜드 호텔 뒤편에도 144가구 규모의 도시형 생활주택이 분양 예정으로 있다.
주거형 오피스텔은 상대적으로 단지별 규모가 크며 전체 분양 물량은 2천 가구를 넘는다.
현재 동대구역 주변 신암동에 지상 18층, 162실 규모의 '더 클래식' 단지가 분양 중에 있으며 400~500실 이상 분양을 추진 중인 곳도 중구 동인동과 수성구 중동, 북구 침산동 등 5곳을 넘어서고 있다.
더 클래식 단지 관계자는 "대구에서는 주거와 업무를 겸한 오피스텔 분양이 거의 없었다"며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특성상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소형 주택 시장성은
소형 주거공간 분양 물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시장성' 때문이다.
독신 가구 및 노인 가구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지난 10년간 지역 주택시장은 중대형 아파트 위주로 공급되면서 소형 주택 공급 부족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부동산 114 이진우 대구지사장은 "신규 분양 물량 중 20평이 차지하는 비율은 10%도 되지 않으며 10평대 주거공간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며 "지역마다 소형 아파트는 전세나 매매 모두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분양 시장 결과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지난 5월 분양한 화성산업의 범어숲 단지 오피스텔의 경우 평균 청약 경쟁률이 50대 1을 넘어섰으며 지난달 분양한 달서구 감삼동 삼정 브리티시 단지는 1순위에서 20평형대 청약이 마감됐다.
실수요뿐 아니라 투자가치면에서도 소형 주거공간이 인기를 끌고 있다.
분양 가격이 1억원 안팎으로 중대형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데다 은행 금리보다 높은 월세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매매도 쉬워 '환금성'이 높다.
분양대행사 리코 C&D 전형길 대표는 "소형 주거공간은 분양가 대비 7~8%대의 연간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 수요도 몰리고 있다"며 "가격이 낮아 투자 리스크도 상대적으로 낮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급 물량' 급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기존 1, 2인 주거공간인 다세대'다가구 주택에 비해 분양 가격이 높은데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주차공간이나 단지 내 부대시설 등이 기존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 관계자는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뿐 아니라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도 소형 물량이 증가하고 있어 공급 초과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며 "소형 주거공간은 입지나 분양 가격에 따라 향후 가치가 상당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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