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당 TK 김부겸, 승부수 던지나

경기 3선 버리고 대구 출마 시사… 당선 어렵지만 당권도전 지렛대로

대구 출신의 민주당 소속 3선인 김부겸 의원이 대구 출마를 시사하고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민주당의 우위가 예상되는 경기도 군포시에서 내리 3번 당선된 김 의원이 아무리 출신지라고는 하지만 민주당으로서는 '불모지'인 대구에서 출마하겠다는 것은 '적진(敵陣) 출마'와 다름없다.

김 의원은 6일 있었던 매일신문 정치아카데미 특강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내년 총선에서 가장 치열한 전장에 서 있겠다는 결기는 서 있다"며 "'한강 전선'이 제일 치열하면 이 곳을 지켜야 할 것이고, '낙동강 전선'이 가장 치명적인 상황이 되면 그 곳에 나갈 수 있다"며 대구 출마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내년 총선 대선구도를 위해 기득권을 버리고 자기 희생이 불가피한 대구 출마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는 경북 상주가 고향으로 경북고를 졸업했으며 야당에서 정치를 시작했다가 합당하는 바람에 한때 한나라당에 몸을 담기도 했으나 탈당, 정치적 친정집인 민주당에 재합류했다.

김 의원은 11일에는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박근혜 전 대표를 수도권에 차출하는 등 큰 싸움이 수도권에서 벌어진다면 전선을 지켜야 하겠지만 민주당이 취약한 대구경북을 개척해야 한다면 죽을 각오로 나설 수 있다는 뜻"이라면서 "무엇보다 민주당의 강한 혁신과 전국정당화라는 강한 요구를 전제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직 (출마여부에 대한) 결심을 한 것이 아니다"면서도 "민주당으로 출마하겠다는 사람이 늘어나야 한다. 그것을 촉발하는 것이고 대구경북을 그대로 두고 대선에서 승리하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며 대구 출마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김 의원의 이 같은 움직임은 차기 당대표 출마의사를 밝힌 중진의원으로서 당원들에게 '선당후사'(先黨後私)의 모습을 보이고자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실제로 대구에 출마하기까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구에서의 당선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 인사 가운데는 김 의원이 대구에서 가장 강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지만 당선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이 만만치 않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세가 형성돼 있는 부산'경남과 달리 대구'경북의 경우 열세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따라서 '낙동강 전선'이 팽팽하게 형성되지 않고 싱겁게 한나라당 우위로 흐를 경우 김 의원의 대구 출마도 없던 일이 될 수도 있다.

한편 정치권에선 민주당 전당대회가 차기 총선보다 먼저 열린다는 점을 들어 김 의원이 당권 도전 과정에서 대구 출마 카드를 지렛대로 활용, 득표력을 극대화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실제 김 의원 캠프 내부에서 이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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